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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덫] 조회수가 진실을 이긴다…사이버렉카 경제학의 민낯

입력 : 2026-06-09 14:28:37 수정 : 2026-06-09 14: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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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연예인 관련 의혹성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익형 가짜뉴스는 스타 개인을 넘어 광고 시장과 플랫폼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연예인 관련 의혹성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익형 가짜뉴스는 스타 개인을 넘어 광고 시장과 플랫폼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직장인 박윤정(45) 씨는 어느 날부터 유튜브 추천 영상에서 배우 김수현의 이름을 반복해서 만나기 시작했다. ‘충격’, ‘폭로’, ‘진실’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붙은 영상들이었다. “처음엔 믿지 않았는데, 비슷한 영상이 계속 뜨니까 정말 무슨 일이 있나 싶더라”는 게 그의 말이다. 알고리즘은 의심을 키웠고 의심은 조회수가 됐다. 김수현 사태는 연예인의 사생활 논란이 아니었다. 수익형 가짜뉴스가 배우 개인과 산업 전체를 동시에 흔드는 과정이었다.

 

◆의혹이 돈이 되는 시대

 

 2025년 3월 고 김새론의 유가족이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김새론이 15세 미성년자 시절부터 김수현과 6년간 교제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시작됐다. 채널 운영자 김세의 대표는 조작된 카카오톡 대화와 음성 파일 등을 잇달아 공개하며 의혹을 키웠다. 그러나 지난 5월 수사 결과 제시된 증거 대부분이 AI로 조작된 허위사실임이 밝혀졌고, 김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강요미수·협박·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5가지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적부심도 기각됐으며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스타의 이름은 가장 빠르게 소비되는 소재다. 대중의 호기심은 클릭을 부르고, 클릭은 채널의 영향력과 수익으로 이어진다. 사이버렉카의 방식은 단순하다. 자극적인 의혹을 폭로 형식으로 내세워 관심을 끈다. 관심은 조회수로, 조회수는 광고 수익과 후원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피해자는 긴 시간을 해명에 써야 한다. 반박은 늦게 도착하고, 해명은 처음의 자극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한다.

 

 피해는 배우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연예인의 이미지는 곧 경제적 가치다. 광고 계약, 브랜드 이미지, 작품 캐스팅, 소속사 평판이 모두 맞물려 있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전에 기업은 먼저 위험을 계산한다. 실제로 김수현과 소속사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광고주들과 100억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일부 광고주는 계약 해지와 모델료 반환, 위약금 등을 요구했다. 배우 한 명을 둘러싼 허위 의혹이 광고 시장 전체의 계약 문제로 번진 셈이다.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반포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허위정보 책임 강화, 플랫폼도 예외일 수 없다

 

 정부의 허위조작정보 대응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 고시 제정안을 보고했다.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인 정보 게재자가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피해를 일으킬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원 판결 등으로 허위성이 확인된 정보를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 등 대형 플랫폼에는 신고·조치 체계와 운영 원칙 마련 의무를 두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물론 허위정보 대응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 언론과 시민은 권력과 공적 인물에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하고 공익적 의혹 제기와 비판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단정하고, 당사자의 반박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퍼뜨리며 그 과정에서 수익까지 챙기는 행위는 비판의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

 

 김수현 사태는 스타를 먹잇감으로 삼는 콘텐츠 시장의 민낯을 드러냈다. 가짜뉴스를 지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거짓으로 돈을 버는 채널 자체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 이제 논의는 여기까지 와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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