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월드컵은 오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열린다.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출전하고, 총 104경기가 16개 개최 도시에서 치러지는 대형 이벤트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선수들의 발끝과 골 장면에 쏠리겠지만, 의외로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선수들의 종아리다.
축구선수의 다리는 경기 내내 혹사된다. 전력질주, 급정지, 방향 전환, 점프, 압박, 재가속이 반복된다. 중계 화면이 클로즈업될 때 허벅지 근육 위로 선명하게 드러난 핏줄을 보면 ‘과격한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하지정맥류 질환이 있어서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민트병원 인터벤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운동선수의 튀어나온 다리 핏줄이 다 하지정맥류는 아니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체지방이 낮은 사람은 피부 가까이 지나가는 정맥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선수의 다리 핏줄은 ‘훈련의 흔적’
운동선수의 다리 핏줄은 대개 운동 환경과 체성분의 영향을 받는다. 축구는 다리 근육을 극단적으로 많이 쓰는 종목이다. 경기 중 근육 수축이 반복되면 혈액 흐름도 활발해지고, 표면 가까이 있는 정맥이 일시적으로 더 눈에 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선수의 혈관은 운동 직후 더 잘 보였다가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오는 증상과 함께 다리 무거움·하지부종·다리통증·야간 쥐·피부 가려움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운동을 과격하게 오래 한다고 해서 발병하는 것이아닌 판막의 기능 상실로 발생한다”며 “물론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이 축구, 마라톤, 스쿼트, 레그프레스와 같은 근력운동 등을 오래 하면 하지정맥류는 더 악화되기 쉽다”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는 운동의 영향보다는 직업이나 오래 쌓인 생활 습관과 관련이 더 깊다. 운전·사무직·스튜어디스·미용사·의사처럼 앉거나 서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한 경험이 많으면 다리 정맥에 부담이 누적돼 발병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정맥 벽과 판막의 탄력이 떨어질 수 있고 임신 경험,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더 올라간다.
김건우 원장은 "피가 아래쪽으로 몰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정맥 압력이 높아지면 혈관이 늘어나기 쉽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예방에서는 ‘운동을 얼마나 강도 높게 하느냐’보다 ‘일상 속에서 다리를 얼마나 자주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진단과 치료, 혈관 상태 따라 달라진다
하지정맥류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가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된다. 따라서 초음파 진단을 잘하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추후 치료까지 잘 이어질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최근 하지정맥류 과잉 치료로 인한 실손보험 미지급 분쟁이 적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 진단을 제대로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하지정맥류의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혈관을 뽑아내는 발거술 외에 고온의 열로 혈관을 폐쇄하는 고주파·레이저 치료, 경화제 및 생체접착제로 혈관을 붙이는 클라리베인, 플레보그립, 베나실 등 선택의 폭이 넓다.
치료 범위, 회복기간, 체질, 압박스타킹 착용 유무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이를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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