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현(20·우리금융)이 드디어 알을 깨고 나왔다. 남자 프로골프 69년 역사의 최고 권위 대회에서 최연소이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문동현은 7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코스(파71·7205야드)에서 끝난 제69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짜릿한 역전승이다. 1라운드를 2언더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시작한 문동현은 2라운드에서 공동 12위, 3라운드 공동 2위까지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최종일 보기 2개를 범했지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2타를 줄여 정상에 올랐다.
1958년 시작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국내 최고 역사와 전통의 대회에서 투어 데뷔 2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KPGA 선수권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문동현은 20세 2개월 2일의 나이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023년 22세19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최승빈(24)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우승상금은 3억2000만원과 2027년부터 2031년까지 KPGA 투어 5년 시드,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도 움켜쥐었다.
유망주 꼬리표를 잘랐다. 문동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2019년 주니어 상비군, 2021년 국가대표 상비군, 2023년에는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드림파크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과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 우승 등 아마추어 무대를 주름잡았다. 특히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2024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세계 레벨의 임성재와 막판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우리금융그룹의 선택을 받기도했다.
다만 지난해 투어 데뷔 후 14개 대회에서 8차례 컷 통과에 그쳤고, 군산CC 오픈과 KPGA 파운더스컵에서 기록한 공동 14위가 최고 성적이다. 무엇보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 다시 시작했다. 문동현은 “전략 없이 무모하게 덤비는 플레이가 많았다”며 “비시즌 동안 그런 부분을 고치면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마인드도 긍정적으로 가져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매니지먼트사 브리온 관계자는 시즌 초반 “문동현을 주목해 달라. 겨우내 루키 시즌을 돌아보며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특히 멘털 부분에서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노력을 많이 했다”며 “스윙폼도 살짝 수정했다. 스윙은 굉장히 부드럽지만, 장타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승부처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15번 홀까지 문동현을 필두로 김찬우, 엄재웅, 이재진까지 총 4명의 선수가 8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이어진 16번 홀(파4), 문동현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다. 벙커 턱 바로 밑 모래에 볼이 놓이면서 탄도가 높은 세컨드샷을 해야 했다. 우승 경쟁 중 최대 위기였다. 볼을 그린에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문동현은 침착하게 약 125m 샷으로 그린 주변까지 보냈다. 홀까지 거리는 약 27m, 문동현의 어프로치는 그린에 떨어진 후 홀 방향으로 향했다. 경사를 타고 왼쪽으로 흘러간 볼은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 최고의 칩인버디, 갤러리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문동현은 두 팔을 번쩍 들더니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우승을 확신했다.
문동현은 “벙커에서 레이업하고 파로 마치자는 생각으로 시도했다. 마지막에 어프로치가 너무 잘 들어갔다”며 “16번 홀에서 칩인버디를 하고 혹시라도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생각지도 못했던 우승이다. 어안이 벙벙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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