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운영은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응급의학을 전공한 의사만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환자에게 맞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부산성모병원 조무진 응급의학과 주임과장)
일반적으로 병원 경영의 논리는 단순하다. 필요한 진료라도 운영 부담이 크면 규모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진료에 역량을 집중한다.
응급체계는 대표적인 고부담 영역이다. 24시간 인력이 필요하고, 환자 수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의료진과 장비를 상시 대기시켜야 한다. 병원 역시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선택을 나쁜 의도로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논리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 병원이 있다. 부산 남구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부산성모병원이다. 이 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으로 응급센터를 채우고, 24시간 365일 심장 응급체계를 유지하며 지역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다. 병원의 판단 기준은 수익성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가’에 가깝다.
현재 부산성모병원 응급실 의료진은 모두 응급의학과를 전공한 전문의들이다. 심정지, 다발성 외상, 뇌졸중, 급성 중독 환자가 한꺼번에 밀려드는 응급실에서는 빠른 판단과 우선순위 결정이 생명을 가른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이 같은 상황을 동시에 판단하도록 훈련받은 전공자다. 부산성모병원은 그 자리를 이들로 채웠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선택의 배경을 “가톨릭적 소명이 경영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역 응급의료 체계 안에서도 부산성모병원의 역할은 작지 않다. 부산 전체 119 지도전문의 20명 중 이 병원 소속 의사는 3명이다. 부산대병원, 부산백병원과 같은 수치다.
119 지도전문의는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처치 방향을 묻는 전화를 받는 의사다. 응급 환자가 구급차에 실리는 순간부터 부산성모병원 의료진이 지역 응급의료 체계와 연결돼 있는 셈이다.
조무진 부산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주임과장은 “응급실 운영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그래도 응급의학을 전공한 의사만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환자에게 맞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심혈관 응급체계도 같은 방향에서 운영된다. 급성심근경색은 병원 도착 후 막힌 혈관을 뚫기까지 90분 안에 처치가 이뤄져야 한다. 부산성모병원은 평균적으로 30분 내에 처치가 이루어진다. 이 시간을 지키려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즉각 심근경색을 식별하고, 심혈관촬영실을 신속히 열어야 한다.
24시간 대기 중인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전담간호사, 방사선사, 응급실, 검사실, 시술실의 연결도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부산성모병원 순환기내과는 24시간 365일 심장 응급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전문의당 진료 성과는 비교병원 대비 140%에 달한다. 응급실에서 심혈관 시술까지 이어지는 고리가 유지돼야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골든타임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비 도입도 같은 기준으로 이뤄진다. 병원은 심박저하제인 베타차단제 투여 없이 즉시 관상동맥 CT 촬영이 가능한 최고사양 CT를 도입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CT는 통상 심박수를 낮추는 베타차단제를 먼저 투여해야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혈압이 낮거나 여러 약을 복용 중인 고령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추가로 투여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부산 남구와 수영구는 고령 인구 비율이 부산 평균을 웃도는 지역이다. 병원 측은 이 지역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고사양 장비를 선택했다. 같은 수가를 받더라도 더 비싼 장비를 들인 것은 수익을 먼저 계산한 결정으로 보기 어렵다. 환자에게 더 안전한 검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구순권 부산성모병원 병원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응급실을 채우는 것, 24시간 심혈관 응급체계를 유지하는 것, 고령 환자를 고려해 장비를 선택하는 것은 모두 비용이 드는 결정”이라며 “우리 병원은 이같은 비용을 감수했다. 수익 여부보다 환자에게 필요한가를 먼저 물은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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