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리 갤러리가 빛의 미학을 탐구하는 권용래 작가의 개인전 ‘빛이 머무는 순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점(4월 23일~5월 30일)과 부산점(5월 20일~6월 13일)에서 잇따라 열리며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빛’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권용래는 빛을 주요 매체로 삼아 회화와 부조의 경계를 허물며 물질과 지각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작가다.
권용래 작가의 조형 언어를 대표하는 핵심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작가는 수십, 수백 개의 금속 유닛을 반복적으로 두들겨 입체적인 표면을 만든다. 이 미세한 굴곡들은 빛을 분절시키고 파편화된 반사를 일으키며 관람자의 시선과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각적 장(field)을 형성한다. 이는 단순히 고정된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환경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경험으로서의 회화’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전시는 “형태는 그림자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는 현대 미술의 거장 요제프 알베르스(Josef Albers)의 말처럼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비어 있는 듯한 화면은 빛이 개입하는 찰나 다층적인 색채와 깊이감을 드러내며 추상적인 풍경으로 확장된다. 차가운 물성의 금속은 빛과 만나 감각적이고 유기적인 색의 흐름을 만들어내며 회화적 환영과 물질적 실재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작가는 이를 통해 시각적 인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과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과정임을 역설한다.
비트리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빛이 머무르고 스며드는 찰나의 순간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 보인다”며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단일한 이미지를 마주하기보다 변화하는 빛의 흐름 속에서 각기 다른 감각과 장면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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