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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고양의 봄’을 만든 비하인드 스토리 3가지

입력 : 2026-04-19 17:00:00 수정 : 2026-04-19 14: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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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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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소노가 올봄 절찬리에 상영 중인 ‘고양의 봄’에는 수많은 땀방울이 숨어 있다. 수장의 배려부터 선수단의 의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사무국의 노력까지.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반전 서사를 완성했다.

 

올 시즌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소노는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봄 농구 진출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한때 8위까지 추락했지만, 시즌 막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5, 6라운드에 10연승을 질주하며 봄 농구 무대를 밟았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진출이다.

 

수모도 겪었다. SK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KCC 대신 소노를 선택하기 위해 고의로 패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상대하기 쉬운 팀’이라는 평가였다. SK의 악수는 소노 선수단을 오히려 더 단단하게 묶었다. 소노는 SK를 3-0으로 완파했고, 이제 ‘강호’ LG와 맞붙는다. 오는 2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언더독의 반란을 이어간다.

 

소노는 19일부터 4강 PO를 위한 훈련을 재개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있다. 지난 16일 승리 직후, 라커룸에서 선수단은 소리를 지르는 등 승리를 뜨겁게 자축했다. 선수단이 대견했던 손창환 소노 감독은 시원하게 ‘3박 휴가’를 부여했다. 이에 선수들은 다시 한 번 크게 환호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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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손 감독의 시나리오는 19일 훈련 재개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피로도, 동기부여를 고려해 휴식을 하루 더 늘렸다. “PO 전술 준비를 위해선 2~3일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선수들이 워낙 힘들어하고 있었고 그럴 땐 훈련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3박 휴가를 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잠시 뒤 주장 정희재에게 전화가 왔다. “선수들끼리 논의해봤는데, 2일만 쉬고 19일부터 훈련을 다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손 감독은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달라진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손 감독은 “다 가족이 있는 친구들인데 당연히 더 쉬고 싶을 거다. 그럼에도 의견을 모아서 먼저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다. 우리 선수들 안 예뻐할 수가 없다. 선수들의 자발적인 결정으로 계획을 맞출 수 있었다”면서 “특히 주장 정희재에게 고맙다. 희재가 없었으면 참 어려웠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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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비하인드도 있다. 바로 백발이 되어가는 손 감독의 머리카락 색이다. 풍성한 머리칼은 그대로지만, 색은 코치 시절과 확연히 달라졌다. 염색약 알러지 여파다. 코치 시절엔 흰머리가 지금보다 덜했고, 또 알러지를 이겨내며 염색약을 바르기도 했다. 수장이 된 올 시즌엔 과감하게 포기했다. 약국에서 알러지를 피할 수 있는 염색약을 바르기도 했으나, 효과는 단 3일 뿐이었다. 그는 “내 머리보다 팀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희끗해진 머리칼 위로, 그동안 보좌했던 감독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온 끝에 감독이 됐지만, 그에게 먼저 다가온 건 기쁨이 아닌 책임감이었다. 손 감독은 “그동안 감독님들만 한 9분 정도를 모셨다. 내가 막상 그 자리가 돼보니 그분들이 새삼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런 압박감을 이겨내셨을까 싶다. 정말 무거운 자리”라면서 “경기가 끝나면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기보단 맥주 4캔, 소주 한 병을 사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뭐가 잘못됐고 뭐가 잘됐고를 그렇게 한참 영상을 돌려본다. 그나마 압박감을 이겨내는 나의 방식”이라고 전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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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밖에서 구슬땀을 흘린 사무국의 노력도 있었다. 소노는 창단 첫 PO 진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하늘색 티셔츠를 제작했다. 다음 시즌부터 함께할 브랜드 ‘스파이더’와 함께였다. 공식 유니폼을 만들기도 전이고, 소노의 PO 진출이 다소 늦게 결정됐기에 준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소노와 스파이더는 힘을 합쳐서 단기간에 약 1만장의 티셔츠를 제작했다. 특히 홈에서 열린 3차전에는 6120명의 관중이 운집, 창단 첫 매진 기록을 썼다. 하늘색 물결이 관중석을 꽉 채웠다. 경기 후 손 감독이 “체육관 보셨죠”라고 먼저 자랑할 정도였다.

 

소노 관계자는 “정말 바빴다. 팬들께 특별한 선물을 해드리고 싶은데, 질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여러 안이 있었다. 무엇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돈을 쓰더라도 질에 신경 쓰는 방향, 그리고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서 지금의 티셔츠가 나올 수 있었다”며 “팬들이 티셔츠를 입고 환호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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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니다. 소노는 이날 오는 4강 PO 1, 2차전에 ‘위너스 응원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서준혁 구단주의 통 큰 지원이다. 1차전 300명, 2차전 480명이 창원체육관으로 이동하는 교통비를 전액 부담한다. 특별히 1차전은 100명에게 항공권(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 변경 예정)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KBL 최초의 '비행기 응원단'이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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