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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쓸쓸한 골방에, 김원섭 KPGA 회장은 화려한 마스터스에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입력 : 2026-04-10 16:20:30 수정 : 2026-04-10 16: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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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KPGA 회장이 최근 열렸던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PGA 제공
김원섭 KPGA 회장이 최근 열렸던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PGA 제공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KPGA 직원 A, B씨는 흔한 사무기기 하나 없는 별도 공간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KPGA 노조 제공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KPGA 직원 A, B씨는 흔한 사무기기 하나 없는 별도 공간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KPGA 노조 제공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직원은 사무기기 하나 없는 별도 공간에 격리 배치된 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은 마스터스 대회 현장을 찾았다. 

 

세계 최고의 골프 대회 중 하나이자 2026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9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지난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1라운드를 마친 현재 지난해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공동 선두로 나서면서 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선수 중 김시우는 3오버파 75타로 공동 48위, 임성재는 4오버파 76타로 공동 56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회인 만큼 세계 각국의 골프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다. 김 회장 역시 한국 골프의 대부이자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풍산그룹 회장)과 함께 오거스타를 찾았다. 이곳에서 골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류 회장은 물론 김 회장 역시 한국 골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 김 회장은 류 회장과 동행한다. 류 회장은 2023년 말 김 회장이 제19대 KPGA 회장 선거에 나섰을 당시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다. 한국 골프계 리더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글로벌 골프 관계자들과의 소통에 나선다는 것은 의미 있는 행보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들이 있다. 같은 시간, 조직 내부의 균열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행보는 외연 확장에만 몰두한 글로벌 행보로 비칠 수밖에 없다.

 

최근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한 A, B, C 씨는 그 어떤 업무도 부여받지 못했다. 특히 A, B 씨는 업무에 필요한 그 흔한 사무기기 하나 없는 별도 공간에 책상만 덩그러니 놓인 곳에 방치돼 있다. KPGA 측은 “사무실 공간의 제약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업무 배정에도 논란이다. KPGA 측은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과 달랐다. A, B씨의 경우 부당해고 직전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도록 했다. KPGA는 지난해 초 갑자기 신설한 신규개발 1, 2팀에 A, B씨를 발령냈다. 부서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들이 맡은 업무는 스폰서 유치였다. 기존 업무 부서와의 연계도 없었다. 이들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복직하자 별도 공간에 책상 하나만 두고 기존 부서에 그대로 배치한 것이다. 심지어 B씨의 경우 KPGA에 십수 년을 근무하면서 현재 K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록들을 데이터화해 통계 시스템을 구축한 데이터 전문가다. 이 직원에게 한순간에 스폰서 유치 업무를 맡긴 것이다. C씨 역시 복직과 함께 운영팀에 배정됐으나, 업무를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도 이들은 업무에 헌신했다. A씨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사 조처에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KPGA가 투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투어 챔피언십의 개최지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당시 팔 걷고 나서며 현장 관계자들과 소통했고, 개최지 협약을 맺는데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노위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린 지 약 3개월이 지났다. 해당 직원들은 2개월이 지나서야 복직이 결정됐다. 이에 KPGA노조 측은 김 회장과의 교섭을 제안했지만, 직접 마주한 적은 없다. KPGA 측은 “협회는 교섭 자체를 거절하거나 회피한 사실이 없다”며 “노동관계 법령상 적법한 교섭 대표 위임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정적 손실에도 영향을 미쳤다. KPGA노동조합은 최근 “사용자 측이 부당해고 사건 대응에 약 3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KPGA는 2025년 예산 의결에서 약 19억4000만 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보고하고 관련 승인받았으나, 실제 결선에서는 11억4200만원 적자를 냈다. 30억원의 괴리가 발생했다. KPGA노조 측은 “애초에 무리한 해고를 강행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 결국 협회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부당해고 대응에만 수억 원이 투입된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대규모 적자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현재 위기 상황이다. 여기에 2026시즌 KPGA 투어 대회로 예정된 20개 대회 중 2개 대회의 메인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았다. 대회 수, 총상금 역시 2024년 22개 대회, 약 277억원에서 올해 20개 대회, 약 약 244억 원+@로 감소했다. 

 

김 회장은 2024년 취임 직후 “협회 구성원들을 비롯해 협회의 엄청난 잠재력을 확인하게 됐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며 “끊임없이 사무국을 추스르겠다. 기존의 스폰서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 해외 투어 및 단체들과의 교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복직한 3명의 직원은 지난해 1월 KPGA 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터졌을 때 결정적인 증언한 바 있다. 가해자이자 전 고위임원 ㄱ씨는 지난해 7월25일 면직 처분됐다. 이들 직원은 이보다 먼저인 7월10일 해고됐다. 

 

3명의 직원은 올해 2월 복직이 결정되기 전까지 약 7개월 동안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다. 이들이 저항한 이유는 하나다. KPGA를 이끌어 가는 후배들이 향후 똑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7개월 동안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KPGA 가족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 회장의 취임 3년 차인 현재, 그가 한 약속 중 지켜내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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