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이 매주 수요일로 확대됐지만 영화 할인 혜택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매주 1회 혜택을 즐길 수 있는 다른 문화 분야와 달리 영화 할인만 놓고 보면 오히려 체감 혜택은 줄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일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기존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 시행했다. 매달 특정일에만 몰리던 문화 소비를 일상으로 보다 깊이 끌어들여 문화 향유 기회를 보편화하고 생활밀착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을 실시하는 등 전국 주요 국립예술기관 및 유관기관은 혜택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영화관에서의 할인 혜택은 시민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기존 월 1회 혜택을 2회로 늘렸다. 다만 티켓값이 7000원이었던 것에 반해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배급사 의견 수렴과 시스템 개발을 위한 준비 기간을 거친 후에 5월부터 매월 두 번째와 마지막 수요일 오후 5∼9시에 해당 혜택이 제공된다.
당초 시민 입장에서 ‘매주 수요일 확대’에 발맞춰 영화 할인도 주 1회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월별 할인 금액만 따지면 액수가 더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 달에 두 번 이상 영화관에 가야 해당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월 1회 영화관을 찾는 시민에게는 오히려 가격이 3000원 상승한 셈이다. “요즘 영화관을 한 달에 두 번 이상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 “통신사·제휴 할인과 비슷한 수준인데 차라리 기존 혜택이 더 낫다” 등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문화가 있는 날에 공연장 관람객이 9% 증가한 것에 비해 영화관은 평균 관람객 수가 30% 늘었다. 문화가 있는 날은 영화 티켓 할인하는 날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을 정도로 사실상 시민 상당수가 영화관에서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가장 많이 즐긴다.
앞서 문체부는 문화가 있는 날 확대를 앞두고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반복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영화관 할인 등을 월 4회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도록 매주 다른 형태의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 티켓값 할인은 정부 보조 없이 민간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영화관 입장에서는 할인 혜택을 대폭 늘리기 어렵다.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화가 있는 날 확대는 오히려 더 큰 비용 부담이다. 가뜩이나 팬데믹 이후 수익성이 악화한 상태에서 할인 혜택을 대폭 늘린다면 생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문화기본법 시행령에 고심하던 영화관들은 결국 정부와 협의 끝에 문화가 있는 날 확대에 참여한다는 취지로 할인 횟수를 월 2회 수준으로라도 늘렸다.
다만 무늬만 확대된 혜택이 오히려 관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관람료 인상으로 극장가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일한 유인책이었던 문화가 있는 날의 메리트마저 약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화 분야에 한해서는 소비자 체감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관람 수요를 끌어내는 데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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