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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K리그런’ 직접 달려보니… 상대팀 유니폼 보이자 ‘추월 의지’ 활활

입력 : 2026-03-30 08:00:00 수정 : 2026-03-30 0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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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K리그런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으로 각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모이고 있다.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으로 각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모이고 있다.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에 참가한 러너가 기록 인증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에 참가한 러너가 기록 인증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라이벌팀 유니폼이 눈앞에 보이면 속도를 더 끌어올리게 되더군요.”

 

K리그 및 축구팬을 위한 러닝 축제 ‘팀K리그런’이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평화의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한 팬은 “세로 검빨(검정+빨강) 유니폼과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면 의식적으로 앞지르려고 했더니 평소보다 기록이 단축됐다”며 웃었다.

 

체육부 아닌 산업부 소속 기자이지만, 포항 스틸러스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이번 팀K리그런에 참여했다. 당초 2월초로 공지된 신청 일자가 몇 차례 연기되면서 현기증이 날 뻔 했지만 이달초 오픈런을 통해 접수에 성공했다. 대회 이틀 전 배번표, 티셔츠·반다나·열쇠고리 등 기념품이 담긴 소포가 도착했다.

 

팀K리그런 참석자에게 티셔츠, 반다나, 컵라면, 게임 쿠폰 등 기념품.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 참석자에게 티셔츠, 반다나, 컵라면, 게임 쿠폰 등 기념품. 박재림 기자

 

이번 행사의 메인이벤트는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10㎞를 달리는 것. 포항 유니폼에 배번표를 붙이고 기념품으로 함께 도착한 K리그 컵라면을 먹으며 결전의 날을 기다렸다.

 

레이스 시작 시간은 오전 7시 30분, 집결 시간은 그보다 한 시간 전이라 토요일 새벽부터 부랴부랴 움직였다. 집결 장소인 평화의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가장 인접한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이 가까워질수록 K리그 유니폼·외투·머플러 등을 착용한 이들이 늘어나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

 

7시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뒤로 보이는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K리그 팬 러너들이 도착해 몸을 풀거나 여러 이벤트 부스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FC서울, 수원 삼성, 전북 현대의 유니폼을 착용한 팬들이 많아 보였고 국가대표 및 해외리그팀의 유니폼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구단 마스코트들도 분위기를 띄웠다.

 

팀K리그런에 참석한 러너가 유니폼 라커룸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에 참석한 러너가 유니폼 라커룸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재림 기자

 

마침내 러닝 스타트.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던 중 강원FC 유니폼이 보이자 ‘급발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래 이날은 국가대표팀 A매치 기간으로 인한 K리그1(1부) 휴식일이지만 앞서 연기된 2라운드 포항-강원전이 오후 3시 예정된 상황. 안 그래도 포항 유니폼을 입고 달려면서 ‘팀과 함께 뛴다’는 뽕(?)을 맞은 가운데 맞대결을 앞둔 상대팀 유니폼이 보이니 전투력이 폭발한 것이다.

 

그렇게 의미부여를 시작하니 울산, 서울, 전북 등 전통적으로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의 유니폼이 보일 때마다 힘을 더 끌어올리게 됐다. 결국 러너 인생 최초로 50분 내 10㎞ 완주라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조커가 배트맨에게 그랬던가. ‘You complete me’라고.

 

팀K리그런 시상식. 1위 러너의 손에 쥐어진 K리그 우승 미니어처가 너무 부럽다.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 시상식. 1위 러너의 손에 쥐어진 K리그 우승 미니어처가 너무 부럽다. 박재림 기자

 

반면 같은 팀 유니폼이 보이면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포항 파이팅”, “이호재 파이팅”이란 외침을 10번도 넘게 들었다. 이호재 선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뛰었더니 레이스 순간만큼은 내가 이호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날 진짜 이호재는 몇 시간 뒤 강원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다른 러너의 유니폼 마킹을 보면서 달리는 재미도 있었다. 수원 서정원, 서울 문기한처럼 은퇴한 추억의 이름이 보일 때면 잠시 감상에 젖기도 하고, 전북 송민규, 울산 이청용, 서울 데얀 같은 사연 있는 마킹에는 남의 일 같지 않은 씁쓸함에 공감했다.

 

골인 지점을 통과하자 링티·오쏘몰·동원샘물·스타벅스·파리바게뜨·베노프 등 대회 후원사에서 준비한 마실거리 및 먹거리에 더해 완주 기념 메달이 주어졌다. 메달 디자인에 K리그 우승 트로피가 새겨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따라왔다. 이번 대회 출전을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한 K리그팬 지인들 중에는 우승 트로피가 새겨진 메달이면 뛰었을 거라고 말한 이들이 꽤 있었다.

 

팀K리그런에 참석한 러너가 FC안양 마스코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팀K리그런에 참석한 러너가 FC안양 마스코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팀K리그런 완주 메달. 박재림 기자
팀K리그런 완주 메달. 박재림 기자

 

멋들어진 기록 인증 포토존, 유니폼 라커룸 포토존, 즉석사진 포토이즘 부스 등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이날 함께 달린 K리그 선수 출신 축구인들 중 포항에서 뛴 적이 있는 김원일, 임상협과도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날 낮 취재 일정으로 더 구경하진 못했지만 레이스 행사 종료 후 이어진 가수 더콰이엇&제네더질라의 공연, 토크콘서트 등 부대행사도 매우 신났다고.

 

공식 기록을 보니 이날 레이스에는 모두 2261명이 참여했다. 권오갑 총재, 조연상 사무총장 등 프로축구연맹 임직원들도 함께 달린 가운데 한 연맹 관계자는 “덕분에 10㎞를 처음 완주했다”며 기분 좋게 상기된 얼굴로 소감을 전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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