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 다시 또 일어선다!’
빙판 위, 왕좌로 가는 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지독한 불운이 발목을 잡은 것. 지난 10일 진행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혼성계주 2000m 준결승전이었다. 레이스 도중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넘어지면서 김길리와 충돌했다. 후속주자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이 빠르게 터치해 달렸지만,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결승전(파이널A)에 오르는 데 실패, 최종 6위에 머물렀다.
쇼트트랙은 종목 특성 상 외부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 여러 선수가 모여 달리다 보니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 일정 부분 선수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쇼트트랙을 둘러싼 공정성 비판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심지어 이번 레이스가 펼쳐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의 경우 빙질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쇼트트랙 경기를 치르기엔 너무 부드럽다는 평가다.
이 순간을 위해 수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할 터. 좌절할 필요는 없다. 숱한 악재를 이겨내며 단단해졌던 한국 쇼트트랙이다. 4년 전 베이징 대회를 떠올릴 법하다. 한국은 당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혼성계주 초대챔피언을 노렸다. 아쉽게도 준준결승 도중 박장혁이 미끄러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개최국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도 선수단을 조여 왔다. 그럴수록 한국은 더 똘똘 뭉쳤다. 남·녀 1500m를 제패하는 등 최강국 면모를 과시했다.
이제 경우 한 종목 끝났을 뿐이다. 지나간 경기는 뒤로하고 현재에 집중한다. 비싼 액땜을 마쳤다. 최악은 피했다. 당초 김길리의 부상이 우려됐던 상황. 넘어진 직후 갈비뼈 쪽을 부여잡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김길리는 한국 쇼트트랙을 이끄는 차세대 에이스로, 대표팀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자칫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고민이 더 커졌을 듯하다. 메디컬 검사 결과 큰 이상은 없었다. 통증은 있지만 경기 출전 자체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한국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개인전에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여자 500m 예선서 최민정과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이 나란히 준준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남자 1000m 예선에선 임종언(고양시청), 황대헌(강원도청), 신동민(고려대) 모두 생존했다. 남자 500m, 여자 1000m, 남·녀 1500m, 남·녀 단체전도 남아있다. 최민정은 “첫 종목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나와 (황)대헌이는 베이징 대회 때도 어려움 딛고 좋은 성적을 냈다. 혼성계주에선 운이 좋지 않았지만 좋은 날도 있을 것이다. 남은 종목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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