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하며 전례 없는 귀금속 랠리가 이어졌다가 이달 초 큰 조정을 받고 있다. 은 가격도 온스당 110달러를 넘으며 동반 강세를 보이며 귀금속 전반이 전례 없는 랠리 후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 현물 종가는 4894.23달러로, 전장 대비 9.0% 급락했다. 지난해 약 65% 폭등한 금값 랠리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해 지난달 30일 폭락 직전까지 25% 급등했다가 이달 들어 크게 밀리고 있다.
이번 금값 상승은 과거 198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전통적인 경제 변수보다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가격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일반적으로 금 가격은 달러 가치와 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는 무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가격이 약세를 띠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최근 금값 흐름은 이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달러 강세 국면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상승한 배경으로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각국의 재정 여건 악화 등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과거 60여년간 여러 요인이 금 가격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현재는 3차 상승기에 돌입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금 가격은 1970년까지 가격 변화가 거의 없다가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크게 세 차례의 상승기를 겪었다. 1차 상승기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이후로, 달러 가치 급락과 함께 금값은 온스당 35달러에서 80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 30여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차 상승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금값은 2011년 온스당 1875달러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2000년 이후, 코로나19 이후 통화 완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갈등과 관세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3차 상승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금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았지만, 상승 이후에는 언제나 큰 조정을 동반했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 해만 금 가격은 65% 폭등하며 2차 오일 쇼크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금 수익률 역시 주식·채권·원자재 등 주요 자산을 2~3배 이상 웃돌았다. 문제는 이 같은 급등을 기존의 분석 틀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영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기국면,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와 환율 등 전통적인 변수로 최근 금값 변동을 분석해도 절반가량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 시장이 단순한 가격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금 시장 구조 변화는 2022년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금 매입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과 이듬해인 2023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연간 1000톤이 넘는 금을 사들이며 사상 최대 매입 규모를 기록했다. 이 흐름은 2024년과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사업총괄사장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값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으로 봤다. 그는 “신흥국 중심으로 외환보유액을 달러 중심에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금은 전략적 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는 단기 시장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구조적 수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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