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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세상이 멸망해도 끊지 못하는 ‘담배’… 그럼에도 금연해야 하는 이유

입력 : 2025-12-12 09:55:12 수정 : 2025-12-12 09: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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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영화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스핀오프 작품 ‘콘크리트 마켓’이 지난 3일 개봉했다. 전작이 대지진 이후 살아남은 황궁아파트 거주민들의 생존기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같은 세계관 속에서 시장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생존 이야기다.

 

의문의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황궁아파트는 이제 ‘황궁마켓’이다. 이곳에서는 통조림이 화폐다. 생존자들은 통조림으로 물자를 사고 팔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리고 이 곳을 지배하는 상인회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출신 박상용(정만식)이 회장을 맡아 모든 거래와 물품, 자리까지 장악하면서 절대 권력을 휘두른다. 그의 양 팔 역할을 하는 10대 소년 태진(홍경)과 철민(유수빈)은 서로 실적을 경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소녀 희로(이재인)가 황궁마켓에 들어온다. 희로는 태진이 상납을 위해 모아둔 통조림을 훔쳐 달아나려다 우연히 옛 친구가 황궁마켓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태진에게 붙잡힌 희로는 두 달 안에 그의 통조림을 열 배로 불려주겠다며 역으로 태진을 설득하고 실제로 이를 성공시킨다. 그리고 상인회를 장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래를 제안하며 상인회와 맞서기 시작한다.

 

콘크리트 마켓은 멸망 후에도 이어지는 자본주의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인물 간의 신뢰는 거래로 여기며 반전과 배신이 거듭된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통조림’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희로가 통조림을 벌 때 사용한 방식이다. 모두가 날짜 개념을 잊고 살던 세계에서 희로는 장마철이 다가오기 전 기름, 고체연료, 담배 등을 사재기한 뒤 가격을 세 배 인상시켜 되파는 전략을 펼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설정이 있다. 바로 담배다. 의약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세계관 속에서도 담배는 여전히 필수품이었다. 세상이 멸망해도 담배는 끊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했다. 문제는 담배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니코틴과 타르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산소 공급을 방해해 심혈관계는 물론 전신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담배는 척추 건강도 해친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해 척추 디스크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데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 수분과 영양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점점 탄력을 잃는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어린 나이부터 흡연을 시작할 경우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결국 이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의 주 요인이 되기도 한다. 탈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은 물론 하지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감각 저하, 보행 장애 등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금연과 함께 전문적인 치료에 나서도록 하자.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 추나요법 등을 통해 혈액순환과 근육의 과긴장을 개선,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고 척추 기능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약침은 허리 통증 치료에 높은 효과를 보인다.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 만성 요통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약침치료와 일반 물리치료를 비교해본 결과, 약침치료군의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6.42에서 치료 후 2.80으로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변화폭은 1.96으로 약침치료군의 통증 개선 효과가 앞섰다. 이외에도 기능 개선, 치료만족도, 삶의 질 개선 등 평가에서도 약침치료군이 앞섰다.

 

세상이 멸망하고 귀한 통조림을 세 배나 많이 주며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은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대지진처럼, 우리의 건강 역시 언제 어떤 계기로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곧 새해다.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 시점에서 금연을 목표로 삼는 것도 현명한 새해 다짐이 될 것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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