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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매력을 세계로!” 한국서 자란 콩고 스무살 청년 브라이언의 꿈

입력 : 2025-10-26 16:09:32 수정 : 2025-10-26 16: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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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서 온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 대학생 브라이언 칼라무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브라이언이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원으로서 태권도의 매력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와 함께, 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공중을 가르며 높게 뛴 발차기가 무대를 환하게 채운다. 잇따른 격파음까지 울려 퍼지자 객석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의 무대는 언제나 ‘역동성’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한 신입 단원의 활약이 유난히 번뜩인다. 콩고민주공화국 국적을 가진 대학생 브라이언 칼라무가 바로 주인공이다. 

 

경희대 태권도학과에 재학 중인 브라이언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2005년생 청춘이다. 성인이 되기 전까진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 콩고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올해 WT 시범단의 일원으로서 처음으로 해외를 밟았을 정도다.

 

지난 24일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열린 202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여했다. 동료들과 함께 나일한 단장의 지도 아래 칼군무와 고난도 발차기, 격파 쇼 등을 선보이며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여느 또래 한국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 브라이언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음식은 부대찌개다. 브라이언은 “콩고인 부모님께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오셨다”며 “4살 터울 남동생 제이든과 함께 여기서 쭉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형제는 모두 태권도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제이든은 형 브라이언이 활약했던 경기도 시흥시 시범단에서 활동 중이다.

 

“부모님은 태권도를 전혀 모르셨다”고 껄껄 웃은 브라이언은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와 시장길을 걷다가 들려온 (태권도장) 기합 소리에 호기심이 생긴 게 계기였다. 형이 태권도를 하니 동생도 자연스레 따라 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학생 때부터 태권도 시범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유튜브에서 시범단 영상을 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겨루기보다 더 끌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질풍노도의 시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 진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너무 오래 하다 보니 ‘이 길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치료사 공부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나선 공연이 마음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브라이언은 “가슴이 엄청 뛰더라. 그 순간 ‘아, 태권도로 평생 먹고살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브라이언은 올여름 7월부터 WT 시범단에 합류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개막식에선 특유의 무대 장악력을 뽐내 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정작 본인은 고개를 내젓는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단원들이 열심히 해줘서 (공연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시범단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누가 봐도 하나의 팀처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원 WT 총재를 비롯한 태권도계 관계자들은 브라이언을 ‘태권도의 세계화’를 이끌 차세대 기수로 꼽는다. 오는 11월 중순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열리는 WT 시범단 공연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어와 불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는 “영어도 공부 중이다. 한국 친구들보다 살짝 잘하는 수준 같다”고 미소 지었다.

 

브라이언은 “태권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귀화는 물론, 행정가 업무에도 관심이 있다. 태권도의 매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중국 우시=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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