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소화력은 역시나 합격, 그러나 무너졌던 순간들이 눈에 밟힌다.
프로야구 삼성의 아리엘 후라도는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96구를 뿌리며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상황, 한국시리즈(KS)를 향한 분수령인 3차전에서 선발 중책을 맡은 후라도였다. 앞선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는 1경기 1패(6⅔이닝 4실점),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경기 1패(7⅓이닝 1자책점)를 기록했다. 첫 2경기(1선발)에서 끝내기홈런을 허용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PO 상대 한화를 맞아 처음 등판하는 이날, 직전의 기세를 이어가며 팀을 KS로 더욱 가까이 보내야 한다는 미션을 받아들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첫 3이닝은 완벽했다. 잇따른 ‘0’의 행진으로 류현진(한화)과의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그러나 4회초에 분위기를 내줬다. 선두타자 문현빈을 안타로 내보냈지만, 이어 3루 땅볼을 유도해 더블플레이를 만들며 위기를 넘는 듯했다. 하지만 채은성에게 볼냇을 내주며 화근을 쌓았고, 결국 하주석과 이도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0-2 리드를 허용했다.
팀 타선이 4회말 힘을 내줬다. 김영웅의 역전 스리런에 이어 김태훈의 추가 솔로포가 터지면서 4-2 역전을 만들어줬다. 그럼에도 후라도가 버티지 못했다. 곧장 이어진 5회초, 손아섭과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1점 차를 허용하더니 노시환에게 역전 투런포까지 내주고 말았다. 4-5로 삼성이 리드를 놓친 순간이었다.
고난의 연속, 하지만 후라도는 후라도였다. 정규시즌 이닝 소화 1위(197⅓이닝)에 빛나는 그는 다시 순조로운 아웃카운트 쌓기에 나섰다. 6회초를 삼자범퇴로 넘었고, 7회초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피안타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겨내며 기어코 7이닝을 먹어치우는 데 성공했다.
총 96구를 뿌린 후라도의 포심(50구)과 투심(33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모두 시속 149㎞가 찍혔다. 체인지업(19구), 커터(14구), 커브(13구)가 곁들여졌지만, 잇따라 장타를 내준 실투가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삼성 타선도 함께 침묵했다는 점이다. 한화 3번째 투수로 등판한 문동주의 벽에 가로막히며 점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후라도는 올 가을 3번째 패전 위기 속에서 마운드를 이호성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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