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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범인 쫓는 형사들 스트레스, 누적되면 ‘화병’

입력 : 2025-09-01 13:55:19 수정 : 2025-09-01 13: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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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간도’, ‘화양연화’, ‘색, 계’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홍콩 배우 양조위가 최근 ‘폭스 헌트’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양조위는 불법 자금을 빼돌린 희대의 금융 사기범으로 변신해 영화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실화에 기반한 중국 경제범죄수사대 ‘폭스 헌트’ 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라 관객들의 관심을 더 불러모았다.

 

영화는 다이이첸(양조위)이라는 금융 사기범이 174억8000만 위안(약 3조3000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주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중국 공안부는 그가 프랑스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 소속 형사 예준(단혁굉)을 급파한다. 예준은 프랑스 현지 경찰을 활용한 국제 공조 수사를 펼친다. 현지 수사 초반, 프랑스 경찰은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예준의 진심에 결국 다이이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번 작품은 양조위의 악연 연기와 스펙터클한 액션신, 그리고 빠른 전개가 압권이었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 실화에 기반한 내용이라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 높이는 듯했다.

 실제 ‘폭스 헌트’는 2014년 시작된 중국 공안부의 대형 국제 수사 프로젝트였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공직자, 경제 사범 등을 추적해 송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후 장시간 이들을 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120개국 이상에서 9000여명 이상의 도피자들이 송환됐다.

 

아울러 회수한 불법 자금은 490억 위안(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다이이첸을 잡기 위한 이야기가 2시간 정도로 압축 표현되지만, 사기범을 잡기 위한 과정은 7년에 이르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에 한편으론 한 명의 범죄인을 검거하기 위해 수 년에 걸쳐 수사를 해야 하는 형사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가 머리를 스쳤다. 영화 속에서도 예준은 범인 검거 순간에 집중하지만, 다이이첸이 기지를 발휘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현직 경찰관이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들도 뉴스를 통해 종종 보도되곤 한다.

 

스트레스는 자연스레 몸에 축척돼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우리 몸의 기(氣)와 혈(血)의 흐름을 막고 장부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본다. 특히 간(肝)과 심(心) 계통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소화불량, 두통, 불면, 가슴 답답함, 생리 불순, 만성 피로 등이 전형적인 스트레스 질환으로 꼽힌다.

 

특히 장기간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몸에 화가 쌓이게 되고, 결국 ‘화병(火病)’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화병은 ‘울화병’의 준말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실제 증상이다. DSM-IV에도 ‘우울과 분노가 억눌려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라는 설명과 함께 우리말 발음 그대로 ‘Hwa-Byung(화병)’이라 기재된 적이 있다.

 

화병은 명치 부위가 꽉 막힌 증상이 특징이다. 심할 경우 고열, 두통, 소화불량을 동반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연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마음 속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이 생길 경우, 이를 방치하지 말고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화병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정신 상담 치료를 먼저 생각할 수 있겠으나, 보존 치료인 한의통합치료도 관련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법 중 하나다. 한의학에서는 화병 치료를 위해 침,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다.

 

침 치료는 가슴 정중앙 오목한 부분에 있는 단중혈에 진행되며, 화를 내려주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한다. 여기에 ‘한약 구급약’이라 불리는 우황청심원 처방을 병행하면 신경 안정과 불안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항산화(Antioxida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도 우황청심원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다양한 뇌 신경재생인자 발현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친 하루를 보내면 별 다른 활동 없이 바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간단한 운동과 여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찰관들 스스로 ‘건강이 곧 국민의 안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아울러 경찰들이 이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길 희망해본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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