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골프 무대를 누비는 한국 선수단이 잇따른 부진 속에 결국 체면을 구겼다.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표 4인방으로 불리는 안병훈과 김주형이 올해 반복된 부진 속에 결국 플레이오프 무대 무산이라는 큼지막한 돌부리를 마주했다.
둘은 지난 1일부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820만달러·약 114억원)에서 나란히 최악의 결과를 써냈다.
안병훈은 3일 펼쳐진 2라운드 잔여 경기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2오버파 72타에 그쳤다. 중간합계 이븐파 140타로 컷 기준(3언더파 137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해 22개 대회에 나서 7번째로 마주한 컷오프 굴욕이다.
김주형도 크게 삐그덕거렸다.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버디 2개, 보기 5개로 3타를 잃고 공동 140위로 출발했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버디 4개, 보기 3개로 겨우 1타를 줄였지만, 희망을 보기 힘들었다. 결국 대회 재개를 앞두고 기권하며 쓸쓸한 퇴장 엔딩을 맞았다.
둘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중요했다. 윈덤 챔피언십은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PO) 무대 앞둔,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 PO 진출 기준이 되는 페덱스컵 랭킹을 끌어올릴 마지막 기회였다는 뜻이다. PO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티켓은 상위 70위에게만 주어진다.
대회 전 안병훈은 69위, 김주형은 89위였다. 안병훈은 인접 순위 경쟁자들보다 나은 성적이 필요했고, 김주형은 단독 3위 이상의 고성적이 나온다면 기적 같은 반전이 가능했다. 그 모든 시나리오가 물거품이 됐다.
PGA 공식 홈페이지가 발표한 예측 순위상 둘은 각자의 자리에서 5계단 내려간 74위, 94위를 각각 마크했다. 김주형은 확실하게 PO 탈락 선고가 내려졌다. 안병훈도 사실상 탈락 확정이다. 순위 경쟁자들이 이번 윈덤 챔피언십에서 안병훈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내면서 마지막 기대마저 사라졌다.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PO가 불발된 선수들은 9월부터 열리는 가을 시리즈를 통해 다음해 시드,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 등을 노려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PGA 투어가 가을시리즈 풀 시드 기준을 페덱스컵 상위 125명에서 100명으로 낮춘 상황이다. 100위권 진입 불발 시에는 초청 선수 등 대회별 규정에 따라 제한적인 출전만 가능해져 안정적인 PGA 투어 생활이 불가능하다. 안병훈과 김주형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임성재와 김시우는 페덱스컵 랭킹 상위 70위 사수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임성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PO 최종전까지 밟은 한국 남자골프 에이스로서 올해 7년 연속 대기록에 도전한다.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 컷오프에도 불구하고 예상 순위 47위를 써냈다. 다가올 PO 1차전에서 PO 2차전 BMW 챔피언십 출전 기준인 상위 50위를 지키기 위한 사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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