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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談한 만남] “차세대 한류, 키워드는 협업”…강준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회장의 청사진

입력 : 2025-07-29 08:00:00 수정 : 2025-07-28 16: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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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K-팝 아카데미 영종도에 개관
현지와 소통하는 'Z-팝' 선한 영향력
'글로벌+로컬' 글로컬 시스템 목표
K-팝 문화교육기관인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가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열고 글로벌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플랫폼을 구축했다. 강준 회장은 연습생 교육부터 데뷔, 문화교류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강 회장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한류의 연장선은 아티스트가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신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이 영종도 사무실에서 아카데미의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김두홍 기자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 K-팝 가수들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아이돌의 꿈을 품고 한국을 찾는 외국 학생도 늘었다. 지난 25일 야심 차게 개관한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는 낯선 문화권을 마주한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나아가 K-팝 댄스, 보컬, 연기, K-뷰티 등의 교육 과정을 전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K-팝 아카데미를 세운 강준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회장은 K-팝 꿈나무들의 찬란한 꿈을 응원하고 있다.

강준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회장. 김두홍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아카데미, 영종도에 설립한 이유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는 전 세계 K-팝을 체험하고자 하는 모든 청소년을 위한 신개념 토탈 서비스 아카데미를 목표로 한다. 엔터테인먼트계에 종사하고 있는 유명 강사진을 보유해 학생들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400명 이상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 시스템도 갖췄다. 

 

 강준 회장은 “(아카데미를) 하나의 문화센터처럼 설립하고 싶었다. 엔터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약 35년이 되면서 전 세계 파트너들과의 유대 관계가 많이 쌓였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해 5년 내 400개 이상의 분점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아카데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 뉴질랜드(오클랜드), 일본(도쿄 시부야)에 설립을 마쳤으며 중화권 프랜차이즈도 구체화 되고 있다. 홍콩 영화감독 배우 주성치와의 돈독한 친분을 바탕으로 교육 사업에 의기투합했다. 37년 인연의 배우 정준호는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의장으로 힘을 보탰다. 관광에 접목한 문화체험을 기반을 둔 제주 분점도 계획하고 있다. 인천, 서울, 부산, 제주 등 주요 도시에 아카데미를 설립해 멤버십을 갖추겠다는 청사진도 있다.

 

 원데이 패키지부터 수개월 간의 코스까지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동시에 K-팝 연습생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위치도 해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카데미에 적격이다. 주로 외국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커리큘럼에 맞춰 코스를 선택한다. 이미 수준급의 안무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가수 데뷔를 꿈꾸며 등록하기도 한다.

 

 강 회장이 총괄을 맡고 파트별 대표들이 실무를 보고 있다. 영종도에 세워진 아카데미뿐 아니라 서울 시내 엔터 사업과 공연 기획사도 운영하고 있다. 각국에서 엔터를 운영하는 파트너들과의 MOU를 맺어 그들이 제니스 아카데미로 학생들을 맡겨 교육하는 시스템이다. 강 회장은 “수익으로 장학사업도 가능하게 만들어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가천대학교와 제휴를 맺어 비자 문제도 해결했다. 낮에는 가천대 어학당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방식이다.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와의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과 스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실전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강 회장은 “21살에 유학을 떠나 해외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 엔터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스타를 양성하다 보니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준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회장. 김두홍 기자

◆‘Z-팝’의 선한 영향력

 

 연습생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데뷔까지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대형 소속사가 데뷔조만 돌볼 수 있는 구조라면 제니스 아카데미는 데뷔조 외에도 실질적인 가르침이 필요한 연습생에게 장기적인 플랜을 제공한다. 강 회장은 “엔터를 알고 데뷔 경험이 있는 아카데미와 그냥 수업만 하는 아카데미는 분명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19년 지스타즈(Z-Stars) 론칭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7개국 출신의 K-팝 아이돌 그룹 지스타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 대만, 일본 총 7개국 출신의 소년들(Z-Boys)과 소녀들(Z-Girls)이 함께 팀을 이룬 K-팝 아이돌 그룹이다. 모두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로 구성됐다. 다가오는 시대를 맞아 새로운 K-팝 장르를 열어나간다는 의미의 팀명으로 강 회장은 ‘Z-팝’의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동경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K-팝과 달리 강준 회장이 기획한 Z-팝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당시 동남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취지를 담아 7개 국가에서 남녀 멤버 1인을 선발했다. 강 회장은 “멋있고 예쁘고 잘생긴 연습생만 보던 K-팝 프로듀서들은 놀랐지만, Z-팝은 Z-팝으로 봐달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멤버 없이 진짜 현지 아이들로 팀을 꾸렸다”며 “1만명 규모의 데뷔 콘서트도 각 나라의 관객이 찾아와 성황리에 열렸다”고 돌아봤다.

 

 성공리에 데뷔한 지스타즈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복병을 만나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자국으로 돌아간 멤버들은 각종 SNS를 통해 현지 스타로 거듭났다. 강 회장은 그들에게 “너희들은 국가대표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주변을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회장이 Z-팝의 핵심 가치로 생각한 선한 영향력이다.

 

 강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에 근무하며 한류 1세대의 해외 사업 확장을 몸소 경험했다. 티켓값을 받고 멋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지만 한 단계 나아가 직접 소통하고 도움을 건넬 수 있는 Z-팝의 영역을 만들고자 했다. “아카데미를 열었으니 지스타즈 2기, 3기도 만들 계획이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한류의 연장선은 아티스트가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신념을 드러냈다. 

강준 제니스 글로컬 아카데미 회장. 김두홍 기자

◆‘글로컬’로 新 한류 이끈다

 

 국내 최대 규모의 K-팝 아카데미가 본격적인 항해에 올랐다. 강 회장은 이를 두고 “내 인생의 마지막 비즈니스”라며 “사실 민간인에게는 운영하기 힘든 규모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버티며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의 아카데미와 비교하면 수강료도 저렴한 수준이다. 일단 더 많은 학생이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시작하고자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해 얻은 라이센스 수익을 바탕으로 더 장기적인 계획을 써내려가 가는 것이 목표다. 아카데미 1층에 입점한 라이트온지 빈웍스커피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적인 메뉴를 개발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서울예술대학교 방송 연예과를 졸업해 1986년부터 4년간 KBS 공채 탤런트로 활동했다. 20대 유학길에 올라 하와이에 정착해 영어, 일어, 중국어에 능하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에게 스카우트 돼 SM엔터테인먼트 계열 사인 SM타운트래블 대표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엑소 콘서트를 지휘했다. 그간 쌓은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살려 2012년 제니스 미디어 콘텐츠를 창업,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나섰다.

 

 유창한 영어, 일어 등을 통해 외국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강 회장의 강점이다. 유학을 떠나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익혔고, SM엔터에서 근무하며 엔터 비즈니스까지 경험했다. K-팝보단 J-팝이 인정받던 시기를 겪으며 오기도 생겼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엔터 산업 속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낀다. 30여년 간의 외길이 지칠 법도 하지만 열의는 여전히 활활 타오른다.

 

 그는 차세대 한류의 키워드로 ‘협업’을 꼽았다. 제니스 글로컬(글로벌+로컬) 아카데미 탄생의 이유다. 재능 있는 현지 인재와 국내 프로듀싱 능력을 결합해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이를 위한 교육, 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게 최종목표다. 그는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각박해질 것이다. 내 힘만으론 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가교 역할이라도 해보고자 한다. 한류가 시들지 않고 오래 지속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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