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급 신인’ 홍화연이 ‘러닝메이트’로 2025년 상반기 알찬 마무리를 장식했다.
지난 19일 전편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러닝메이트’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다.

‘방과 후 전쟁활동’, ‘피라미드 게임’, ‘스터디 그룹’ 등 학원물 맛집으로 이름난 티빙의 하이틴 정치극. 짜릿한 심리전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략, 선거 전쟁 속에 얽히고설킨 관계성이 돋보였다. 오스카 각본상을 받은 한진원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홍화연은 “선거 운동을 할 때도 이맘때처럼 더웠다. 힘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더우니 우리의 열기가 더 잘 담기겠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좋은 기억으로 남은 촬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화연이 연기한 윤정희는 전교 1등의 성적에 기호 1번 부회장 후보라는 타이틀까지 갖춘 모범생 캐릭터.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하던 인물이 생애 첫 선거를 경험하며 사회성과 감정 표현을 조금씩 배워간다.
성적 욕심만 있었던 정희가 선거에 출마하며 변화해간다. 전후의 이미지 변화에는 안경이 큰 몫을 했다. 선거 운동을 시작하며 안경을 벗고 얼굴을 가꾸면서 숨겨왔던 미모가 빛을 발한다. 홍화연은 “스스로도 안경 쓴 정희를 연기할 때는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이 크게 없었다. 안경을 벗으니 약간의 책임감을 가지게 되더라”고 웃어 보이며 “정희는 그대로지만 안경을 벗고 나서는 괜히 야식도 줄이고 신경을 썼었다”고 돌아봤다.

실제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영진고 못지않게 치열했던 선거 열기가 있었다. 그는 “드라마 속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러닝메이트’는 학생들도 하고자 하는 게 있고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이렇게 치열해질 수 있다 보여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찾았다.
극 중 정희는 대학 진학의 목적을 가지고 출마 제안에 응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경험을 쌓게 된 시간이었다. 친구와도 어울리지 않던 정희는 선거를 준비하며 어울림을 배운다. “변화하는 정희의 모습이 아이답고 순수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홍화연은 “정희는 다음 해 회장 후보로 나간다. 정희의 성장을 기분 좋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윤정희와 닮은 점, 다른 점도 있다. “정희는 친구 사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데, 나는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따듯함을 가진 학생이었다. 반면 계획적이라는 점은 나와 닮았다. 싱크로율은 50% 정도”라고 비교했다.

윤정희는 차가워 보이지만 의외로 솔직하고 돌직구 매력을 지닌 인물. 세훈과의 티격태격한 케미스트리도 ‘러닝메이트’의 관전 포인트였다. 정희와 세훈은 “너 나 좋아하지?”라는 질문도 척척 던지는 사이였다. 오로지 공부만을 바라보던 정희에게 세훈의 존재가 준 변화는 컸다. 하지만 홍화연은 “(정희가 세훈을) 좋아한 건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세훈이가 지훈이와 멀어지게 되면서 정희와는 가까워진다. 친구가 없었던 정희에게 친밀감을 주는 인물이다. 이성적인 감정이 아니더라도 인간적인 감정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무더운 여름 선거 유세 장면을 촬영하면서는 주조연 할 것 없이 하나 되어 촬영에 몰두했다. 이렇게 많은 또래 배우들과 호흡하는 것도 값진 경험이었다. 배우들의 열정의 시너지는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뿜어져 나왔다. 홍화연은 “‘러닝메이트’가 배우들의 요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덕분에 배운 점도 많았다. 서로 열심히 노력해서 또 다른 현장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강한 욕심을 가져보게 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찾았다.
2년 반 전 촬영을 마친 ‘러닝메이트’가 공개되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신인 배우들끼리 똘똘 뭉쳐 촬영한 이후 각자가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홍화연의 경우 다수의 주연작이 연이어 공개되며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상반기에만 세 편의 주연작을 맡았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ENA ‘당신의 맛’ 모두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홍화연은 “감사하게도 작품 공개의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먼저 성인의 모습 보여드리고 나서 학생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동시에 배우 홍화연의 가능성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했다. 전작을 보고 ‘러닝메이트’를 시청해주시는 분들도 있어 더욱 영광”이라고 밝혔다.
‘보물섬’의 여은남, ‘당신의 맛’의 장영혜, ‘러닝메이트’의 윤정희를 동일 인물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시청자도 있다. 그는 “그런 시청자의 반응에도 기분이 좋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면서 “앞으로 또 학생 역을 해도, 직장인이나 다른 캐릭터나 장르를 하더라도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더 좋은 역할로 인사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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