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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경찰까지 출동한 ‘버스 막기’… 더 이상 흔들어서는 안 된다

입력 : 2025-06-30 11:00:00 수정 : 2025-06-30 09: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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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퇴근하는 FC서울 선수단 버스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설움은 모두가 이해한다. 하지만 더 이상 선수단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결국 선수도 팬도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

 

프로축구 FC서울이 팬들의 비판대에 올랐다.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하게 되면서다. 정확한 비판의 화살은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해 있다. 김 감독이 기성용을 전력 외로 분류했고 이에 기성용이 이적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서울과 포항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은 김 감독에 대한 분노로 혼란스러웠다. 특히 경기 내내 “김기동 나가!”라는 구호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선수단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서울의 주장 린가드 “팬들의 존재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경기장 분위기가 선수로써 뛰기에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비판을 예상하고 나온 선수단은 마인드컨트롤을 단단하게 하고 나왔다. 오히려 올 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며 4-1 대승을 거뒀다.

 

기성용(왼쪽)과 서울 린가드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팬들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포항전에서 관중석에 김기동 서울 감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서였다. 일부 팬들이 퇴근하는 선수단 버스를 막아섰다. 팬들과 구단 직원 간의 실랑이가 1시간여 가까이 계속됐다. 도로를 막는 탓에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팬들은 김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김 감독이 버스에서 내려 “간담회에서 다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고 말한 끝에야 팬들은 해산했다.

 

서울 팬들의 분노는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은 앞서 박주영, 이청용 등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타 구단으로 떠나보낸 전력이 있다. 여기에 팀의 상징이었던 기성용마저 결별하게 된 터라 실망감은 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버스 막기처럼 선수단의 경기력에 직결될 수 있는 행위까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당장 서울은 불과 이틀 휴식만을 가진 뒤 오는 2일 전북 현대와 코리아컵 8강전에 나선다. 1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전북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기성용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휴식이 절실한 상황에서 퇴근길이 늦어지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선수단이다. 팬들에게 둘러 싸여 버스에 갇힌 것도 심리적으로도 좋을 리 없다. 공교롭게도 이로 인해 선수단이 부진하면 여기에 다시 실망하게 되는 팬들이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제 기성용은 떠났다. 안타깝지만 이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아쉬움이 분명 있겠지만 선수단을 과도하게 흔들지 않는 것도 팬의 역할이다.

 

기성용의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정말 제일 사랑하는 FC서울이라는 클럽이 나로 인해서 더 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은 선수들은 팀을 위해 열심히 뛸 거다. 여러분도 팀을 위해서 선수들을 위해서 더 응원해 주셔야 저도 편하게 내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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