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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두산을 구한 소방수…간절했던 박신지 “눈앞의 타자에만 집중”

입력 : 2025-06-24 23:00:00 수정 : 2025-06-24 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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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고의 소방수였다. 우완 투수 박신지(두산)가 완벽하게 불을 껐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마크했다. 6회 말 두산의 공격을 앞두고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경기가 중단됐고, 기다림 끝에 두산의 5-0 승리로 매조지었다. 승리투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박신지가 1군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22년 5월 12일 고척 키움전 이후 약 3년 만이다. 날짜로는 1139일 만이다. 

 

미소가 번진다. 박신지는 “승리를 했다는 건 팀이 이겼다는 거 아닌가. 오랜만에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너무너무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예기치 못한 시점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불펜투수는 급하게 나가야 될 때도 많다. 원래 잘 못했는데(빨리 몸을 못 풀었는데) 코치님들이 잘 알려주셔서 적응할 수 있었다”며 “당황스럽긴 했지만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한 타자 한 타자, 눈앞의 타자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끄덕였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이날 두산이 예고한 선발투수는 사이드암 최원준이다. 11일 대전 한화전(4⅓이닝 5실점) 이후 휴식을 취했다. 13일 만에 출격했다. 충분히 쉰만큼 기대가 컸다. 실제로 2회까지 1개의 피안타만을 허용,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3회 초 선두타자 정준재를 상대할 때였다. 최원준이 갑작스럽게 더그아웃에 사인을 보냈다. 몸에 이상을 느낀 까닭이다. 결국 교체됐다. 두산 관계자는 “우측 중지 피부가 살짝 벗겨졌다. 투구에 지장이 있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박신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다소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상황. 불펜 경험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몸을 푸는 것은 어색할 수밖에 없을 터. 당황스러울 법도 하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사실 첫 타자인 정준재를 상대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영점이 잡히지 않는 듯 연거푸 볼을 던졌다. 이내 제 궤도를 찾으며 안정감 있는 피칭을 자랑했다. 총 투구 수는 37개. 직구와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커브, 체인지업 등을 적절하게 섞으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어느덧 프로 8년차. 박신지는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높은 순번에서 엿볼 수 있듯이 기대가 컸다. 다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1군서 자주 보기 어려웠던 이유다. 지난해까지 71경기 출전에 그쳤다. 한 시즌 최다 출전 기억은 2022시즌 작성한 29경기다. 올해는 다르다. 이날 경기 전까지 21경기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신지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흘린 땀의 결과물이다. 지난겨울 일본 캠프에 갔을 뿐 아니라 퓨처스(2군)서 투구 폼도 수정했다. 박신지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다 뜯어고쳤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 메카닉스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 박신지는 “객관적으로 강점인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권명철 코치님께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면서 “구위를 비롯해 제구력, 구속 등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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