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어졌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니야. 중요한 건 몇 번 다시 일어나느냐에 있어.”
한창 꽃다운 나이 18살. 꿈을 위해 혈혈단신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더 넓은 곳에서 축구를 배우겠다는 의지 하나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 넘어지고 또 넘어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 미치 앨봄의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는 인생에서 실패는 ‘결말’이 아닌 일시적인 사건이라고 표현한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으며, 그 자체가 비난받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의지, 그리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이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다시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독일 5부리그 제발츠브뤼크(ATSV Sebaldsbrück)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는 송성환(19)의 스토리다.
지난해 독일 5부인 오버리가 소속의 BTS(Bremer Turn- und Sportgemeinde) 노이슈타트 유니폼을 입으며 도전에 나섰다. 아무리 5부 리그지만 성인 무대는 달랐다. 몸싸움에 적응하지 못해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주전 경쟁도 버거웠다. 대부분 조커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실천했다. 리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19세 팀 경기에 지속해서 출전하며 경기력을 유지했다. 2024~2025시즌 종료 후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 남아 집중적인 개인 훈련 시간을 보냈다. 특히 유럽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 내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을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에 시즌 종료 후 5부 리그 복수 구단에서 입단 제안을 받았다. 손성환 역시 자신에게 맞는 구단을 찾기 위해 상위 구단 테스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전 기회였다. 더 많은 시간 뛸 수 있는 구단을 1순위로 삼았고, 결국 6부 리그에서 2025~2026시즌 5부 리그로 승격한 제발츠브뤼크로 이적했다.
송성환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 독일에 와서 입단 테스트를 받을 때만 해도 ‘예상했던 것보다 쉽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큰 착오였다.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제발츠브뤼크는 1905년에 창단한 클럽으로, 독일 브레멘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전통 있는 팀이다. 지난 시즌 6부 리그 소속이었지만, 2위에 오르면 올 시즌 5부로 승격했다. 오는 7월 4일부터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한다. 송성환도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
괴칸 델리 제발츠브뤼크 감독은 “갖고 있는 재능이 많은 선수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했다”며 “팀의 성장과 선수 개인의 성장이 모두 가능하도록 지도할 것이다. 출전 시간이 많아지면 득점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성환에게는 분명한 기회다. 제발츠부뤼크는 터키 1부 리그의 명문 베식타스와 연계된 구단이다. 델리 감독 역시 터키 출신이다. 이에 매년 우수한 선수를 선발해 베식타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송성환은 “이런 기회가 있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고, 원동력이 된다”라며 “매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송성환의 부친 송남석 씨는 “독일에서 고생하는 성환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마음속으로 계속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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