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인생의 최고 페이지를 써내려간다. K리그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전천후 활약이다. 전진우(전북)가 올 시즌 주가 폭등을 알리고 있다.
전진우는 15일 현재 12골로 K리그1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합류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올 시즌 내내 K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전진우는 대표팀 합류 후 날개를 달았다. 지난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강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쐐기골을 넣으며 전북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3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아 페널티아크 부근까지 빠르게 돌파했다. 수비수들 사이에서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상단을 뚫었다.

득점왕 경쟁도 불을 뿜는다. 전진우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기록을 12골 공격포인트 14개로 늘렸다. 득점-공격포인트 부문 모두 1위다. 국가대표 발탁이 전진우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직 떼놓은 당상은 아니다. 토종 골잡이를 피해 더 달아나야 한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주민규(대전)는 10골, 공격포인트 11개로 각각 2위다.
늦게 틔운 꽃은 더 아름다운 법이다. 수원 삼성 유스(매탄중-매탄고) 출신인 전진우는 전세진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U-17(17세 이하) 대표팀을 시작으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도전했다. 하지만 벽은 높았다. 여기에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성장은 멈췄고 입지도 흔들렸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개명과 이적, 두 번의 결단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은인을 만났다. 올 시즌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거스 포옛 감독이다. 전진우의 활용법을 그라운드에 써내려갔다. 전진우의 활약은 전술의 중심이 됐고, 공격의 주요 퍼즐이 됐다. 지난 4월엔 K리그 4경기서 4골을 터뜨리는 절정의 감각을 자랑했고, 데뷔 첫 이달의 선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상승세는 곧바로 생애 첫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대표팀 무대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와의 9차전에서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16분가량만 뛰고도 날카로운 크로스로 오현규(헹크)의 쐐기골을 도우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선발 출전한 쿠웨이트와의 10차전에선 상대의 시야를 가리는 위치 선정으로 자책골을 유도했다.
단순한 경험치로만 남지 않았다. 리그에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쿠웨이트전 후 전진우는 “K리그1 우승이 내 꿈이자 목표”라면서 “아직 우승이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통해 팀이 계속 이기고 높은 순위에 있을 수 있게 돕겠다. 더 자신감 있게 경기를 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전북은 전진우와 함께 달린다. 팀은 14경기 연속 무패(10승 4무) 행진을 이어가며 명가의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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