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또 치고 올라가야죠!”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는 단순한 연차가 아닌, 경기장 안팎에서 쌓아온 무게감이다. ‘캡틴’ 전준우(롯데) 역시 마찬가지. 팀이 흔들릴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지난주 6경기서 타율 0.429, 2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가 1.330에 달했다. 롯데가 4연속 루징시리즈 늪에서 벗어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배경이다. 전준우는 “야구를 하다 보면 연승도, 연패도 있기 마련이다. 단, 연패는 빨리 끊어야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장면도 여럿 연출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3회 초 상대 선발투수 최승용을 마주했다. 144㎞짜리 직구가 들어오자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국내서 가장 큰 구장서, 그것도 밀어 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6호 홈런. 비거리는 110m로 확인됐다. 3연패를 끊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전준우는 “바깥쪽을 노리고 들어간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사실 조금 뒤에서 맞았다. (그럼에도) 힘이 잘 실려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도 자주 목격된다. 슬라이딩 캐치에서부터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 등에 이르기까지 요소요소에 힘을 불어넣는다.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나이를 잊는다. 전준우는 “야구장에 나오면 고참, 신인 이런 (구분은) 필요 없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슬라이딩해야 하는 상황이면 하는 거고, 도루 사인이 나오면 뛰는 게 맞다. 그런 것들이 모여 좋은 플레이가 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준우의 강점 중 하나는 꾸준함이다. 통산 타율 0.300(1789경기)에 빛난다. 올 시즌에도 64경기서 타율 0.297(232타수 69안타) 6홈런 38타점 등을 기록 중이다. 월간 타율을 살펴보면, 3월 0.214에서 4월 0.284, 5월 0.303, 6월 0.417로 상승 중이다. 지난 4일 부산 키움전에선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준우는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어렵다. 내 나름대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보단 팀”이라고 전했다.
차근차근, 발걸음을 옮긴다. 9일 기준 3위에 자리, 가을야구에 도전 중이다. 롯데의 포스트시즌(PS)은 2017년에 멈춰 있다. 날카로운 공격력(팀 타율 0.287·1위)을 앞세워 롯데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최근 나승엽, 윤동희 등 주축 멤버들이 빠지면서 타선이 살짝 헐거워진 상황. 전준우는 “부상 선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정말 안타깝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다른 선수들에겐 기회다. 그게 팀워크”라면서 “올해는 초반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벌어놓은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가을야구에 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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