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 원희’와의 동행은 계속될 수 있을까. SK는 마지막 설득에 온 힘을 쏟고 있고, 답변은 늦어도 이번 주 안에 도착할 전망이다.
남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최고 외국선수 자밀 워니(SK)는 2024∼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해 왔다. 화려한 끝을 향해 달렸다. 그 결과 SK의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한국농구연맹(KBL) 역대 최소 기록인 46경기 만이었다.
그는 정규리그 외국선수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 베스트5를 석권하며 3관왕을 달성한 직후에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통합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하기엔 한 걸음이 모자랐다. LG와의 혈전 끝에 챔피언결정전 3승4패 준우승에 머물렀다.
개운치 않은 마무리, 이대로 코트 위를 떠나기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SK는 차기 시즌 외국선수 구성에서 워니의 잔류를 최우선 시나리오로 꿈꾼다. 2019년부터 SK 유니폼을 입고 6시즌을 소화한 그는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우뚝 섰다. 2021~2022시즌 통합우승의 순간을 함께했고, 외국선수 정규리그 MVP 트로피만 4차례(2019~2020, 2021~2022, 2022~2023, 2024~2025) 거머쥐었다.

구단은 공식적으로 워니에게 은퇴 번복 요청 및 재계약 의사를 전했고, 워니도 “미국에서 생각하고 답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KBL 규정상 외국선수 재계약 등록은 이달 30일까지 마쳐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아무리 늦어도 이번 주중 안에는 회신이 올 것”이라며 “어떤 결정을 하든 최대한 존중하겠다. 워니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SK는 워니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그의 출국일(22일)에 앞서 전희철 감독과 장지탁 단장 등 두 수장이 참석한 면담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워니와 함께 구단의 방향성과 팀 육성 계획 등 향후 청사진과 관련,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워니의 은퇴 결심은 농구 외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 가족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시즌 중 취재진을 만나 “미국에 누나와 조카가 있다. 조카는 이제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됐고, 아버지의 역할을 내가 대신 채우고자 한다”면서 “(은퇴 번복이) 절대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내 마음에 변함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챔피언결정전 일정 종료 이틀 후인 지난 19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언제가 진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6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오래도록 지켜왔던 그 열정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면서도 “지금이 작별인사를 해야 할 시간일까? 그건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고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6년간 KBL을 대표한 최고의 선수인 워니는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머지않아, 자신만의 답을 내릴 것이다. SK와 워니의 마지막 장은 아직 완전히 덮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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