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스승? 현장서는 후배들에 자극 받아"

[인터뷰①]에서 계속
이봉련은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종영 후 스포츠월드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정민이 오이영(고윤정)을 진정한 의사의 길로 이끄는 참스승이라면 이봉련 인생에 있어 스승은 누구일까. 이봉련은 “부모님”이라고 고민 없이 답했다. 이어 “아버지는 정말 서정민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항상 ‘네가 뭘 해도 좋으니 온 마음을 다해서 하길 바란다. 네가 행복한 걸 하길 바란다’고 항상 그러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만큼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말은 없는 것 같다”고 떠올렸다.
부모님의 가르침대로 이봉련은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조금 힘들어도 계속하게 하는 힘을 기르게 해줬다”며 “참스승이라고 하면 사실 그런 존재들이지 않나. 말씀들을 꺼내보게 되고 ‘선생님이었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데 ‘아빠 같으면 이럴 때 어떻게 생각하고 나한테 뭐라고 해줬을까’ 생각하게 되면서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같다”고 부모님을 향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참스승의 존재와 가치를 누구보다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는 이봉련이지만 후배들에게 스승으로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다. 그는 “동생들한테는 오히려 누군가 보고 있으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며 “요즘은 현장에서 다들 너무 침착하고 잘하니까 속으로는 사실 제가 배우거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다. 후배들에게 뭐라고 말을 할 이유도 없고 ‘어떻게 저렇게 침착할 수 있을까’ 하면서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자극을 많이 받는 편”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서정민과 더불어 ‘갯마을 차차차’의 여화정, ‘일타스캔들’의 김영주 등 주변에 두고 싶은 참어른과도 같은 캐릭터를 자주 맡아왔다. 이봉련은 “일부러 그런 역할을 선택한 건 아닌데 하다 보니까 그런 역할들을 많이 한 것 같다. 저도 사실 그런 역할들을 하면 기분이 좋다. 그런 마음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는 거고 ‘나도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사람 역할을 할 때는 인간으로서 자극을 받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역할이 현실에서도 이어져야 하는 부담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모습을 전부 100% 갖출 수는 없으니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나 또한 누구에게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민망해서 얘기는 못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기꺼이 그런 존재가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어엿한 배우지만 한때 필름 카메라를 매일같이 들고 다녔던 사진학도였다. 다만 현재는 기술적인 부분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이봉련은 “사진을 안 찍는데 주변에서는 자꾸 전문 지식을 물어본다”고 웃었다. 이어 “저는 필름 카메라로 직접 암실에서 사진을 했던 세대인데 디지털로 싹 넘어가는 시기에 걸쳐 있다. 저는 사진을 사랑하지만 지금의 사진이나 카메라의 기술적인 부분을 물어보면 정말 모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사진은 사실 누구나 잘 찍을 수 있는 매체여서 참 어려운 매체다. 일반인들 중에도 사진 잘 찍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다. 구도 같은 것도 사진을 잘 안 찍으면 감각이 줄어든다. 그래서 저도 사진을 이상하게 찍어놓을 때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배우지만 이봉련은 사실 뮤지컬로 2005년 데뷔해 연극 무대에 쉼없이 서 왔다. 지난해까지도 연극 ‘햄릿’으로 무대에 오를 만큼 매체 연기와 더불어 무대 연기까지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다만 매체나 무대를 굳이 나누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봉련은 “무대는 항상 라이브고 관객이 그 공연을 생생하게 바로 앞에서 지켜본다. 전달의 방식도 다르고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 연기하는 것은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면서도 “저는 연기는 다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그게 구분이 됐었다. ‘여기는 이렇게 하고, 저기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구분이 됐는데 이제는 그런 구분을 짓지 않고 나의 경계를 더 지워나가는 게 더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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