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과 러브라인 반응 예상…처음엔 걱정했지만"
"'언슬전', 기적 같은 선물, 평생 연기하고 싶어요"

데뷔 10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정준원에게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기적 같은 작품이다. 실제로 드라마 종영 후 첫 단독 팬미팅을 열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정준원은 드라마에서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4년 차 레지던트 구도원 역을 맡았다. 구도원은 실수투성이 1년차 레지던트들의 성장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4년차 선배로 실력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품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특히 1년 차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과의 로맨스가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은 ‘오구커플’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구도원은 오이영과 로맨스를 펼치며 ‘구며든다’, ‘폭스도원’ 등 다양한 별명을 얻었다. 현실에 있을 법한 동시에 판타지적인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종영 기념으로 라운드 인터뷰를 연 정준원은 “이 정도까지 관심을 가져주실 줄 몰랐었는데 너무 감사하고, 하루하루가 꿈 같다. 너무 설레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드라마가 중반부쯤 지나고 나서부터 SNS나 유튜브 영상의 반응이나 조회수를 보게 되고, 지인들한테 연락이 오기 시작하면서 저도 체감이 됐던 것 같다.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드라마 초반에는 고윤정과 러브라인에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고윤정이 워낙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반면 정준원은 어찌 보면 평범할 수도 있는 비주얼을 가졌다. 정준원 또한 이같은 반응을 잘 알고 있었고 이는 촬영 전부터도 걱정했던 부분이었다.

정준원은 “촬영 전부터 좀 걱정했었던 부분이었고 감독님도 예상을 했었다”며 “예상은 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고윤정이 쟤를 좋아하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여론들이 실제로 나왔었다”고 돌아봤다. 다만 “구도원 캐릭터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으로 묘사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잘 소화해 내자고 생각을 하고 촬영에 임했는데 다행히 제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부정적인 시청자 반응에 서운하진 않았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웃었다. 이어 “다행히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 반응을) 들으면 좀 그렇다.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속상하긴 한데 어쨌든 아예 말이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아닌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니까 그렇게 받아들이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별로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런 반응에 대해) 저도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제가 익숙하지 않고 눈에 안 익은 사람이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준원은 상대 배우가 고윤정이라는 걸 알게 되고부터 걱정을 했다. 그는 “알게 되고 걱정을 많이 했다. ‘이거 내가 해도 되는 건가’ 했는데 신원호 크리에이터님이 응원을 많이 해주고 걱정하지 말라면서 자신감을 넣어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해소한 건 결국 인간 구도원이다. 구도원의 따뜻하고 성숙한 모습은 극 중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런 선배가 있다면 좋겠다’는 공감으로 이어졌다. 구도원에게 어떤 점을 제일 배우고 싶은지 묻자 정준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배울 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저와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지적이나 좋지 않은 얘기를 해야 될 때 저라면 감정이 섞여서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 (구도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절제가 기본적으로 탑재가 됐다.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할수록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정작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가 않다”며 “인내심이나 신중함, 배려와 따뜻함 등 배울점이 많은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1년차 레지던트들과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정준원은 실제로도 후배 배우들과 편하게 지내기 위해 허물없이 농담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정준원은 “원래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구도원처럼 멋있는 사람은 아니다. 장난기 있고 흐트러지는 부분들은 저와 비슷한 것 같다. 지인들에게는 다정하게 하려고 하고 불편한 관계 없이 구도원처럼 지내는 걸 좋아한다”고 캐릭터 싱크로율을 밝혔다.

전공의들 중 막내 한예지와는 무려 14살 차이다. 정준원은 “예지가 오히려 격의 없이 다가와 줘서 제가 너무 고마웠다. 저도 최대한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찌 됐든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 때문에 불편해지는 상황들이 생길 수가 있지 않나. 다 같이 연기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 혹시 그것 때문에 방해 요소가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만만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실제로도 좀 만만하다. 그래서 굳이 큰 노력 없어도 됐고 동료들 또한 저를 잘 대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언슬전’은 누가 뭐래도 구도원에게 전성기를 열어준 작품이다. 인기에 힘입어 오는 7월 13일에는 데뷔 후 첫 단독 팬미팅을 연다. 정준원에게 ‘언슬전’은 어떤 작품일까. 그는 “무슨 얘기를 해도 식상하게 들릴 만한 표현이겠지만 저에게는 선물 같고 기적 같은 작품이다. 제 연기자 인생에서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10년 동안 작품을 해왔지만 이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저한테 의미 있고 애정하는 작품이다. 긍정적인 모든 단어들을 다 갖다 집어넣어도 될 만큼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정준원은 “운이 좋게도 이렇게 잠깐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저는 앞으로도 평생 좋은 작품에서 계속 연기하면서 사는 게 꿈이다.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연기를 하고 그 설렘과 불안함을 계속 또 가져갈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제2의 배우 인생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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