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출신 중 다섯번째 MLB 구단과 계약
관심 모으는 투타 겸업…현지에선 일단 투수 쪽에 포커스

“오타니처럼!”
고교 최대어 김성준(광주일고)이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텍사스는 19일 김성준을 국제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은 120만 달러(약 16억7000만원)다. 곧바로 홈구장인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서 입단식이 진행됐다. 김성준은 “명문 구단인 텍사스에서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성실한 노력으로 반드시 MLB 무대에 올라 구단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겠다.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뛰고 빠르게 던지고 더 자주 웃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의 오타니를 꿈꾼다. 우투우타인 김성준은 고교야구서 투타를 겸업했다. 지난해 투수로 14경기 나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타자로는 28경기서 타율 0.307, 1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을 작성했다. 자연스레 큰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올해 전반기 고교 주말리그에서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현재 고교 3학년인 김성준은 내년 1월 졸업 후 텍사스에 합류한다.

선배들의 뒤를 잇는다. 광주일고 출신이 MLB 팀에 입단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서 투수 김병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999년)을 비롯해 내야수 최희섭(시카고 컵스·1999년), 투수 서재응(뉴욕 메츠·1998년),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2015년) 등이 미국 진출을 꾀했다. 다만, 고교 재학 중 계약을 체결한 것은 김성준이 처음이다. 김성준은 “MLB에 빨리 가고 싶어 KBO 드래프트 대신 미국행을 택했다. 쉽지 않겠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투타 겸업 여부다.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라는 성공적인 사례가 있지만, 둘 다 잘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른 선수보다 몇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환경적인 부분도 받쳐줘야 한다. 김성준이 텍사스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김성준은 “텍사스서 정말 좋은 제안을 해줬다”고 운을 뗀 뒤 “투타 겸업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들어주고 프로그램까지 자세하게 짜줬다. 그 믿음으로 미국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성준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일단 미국 현지에선 투수 쪽 재능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MLB닷컴은 김성준의 계약 소식을 조명하며 “현재는 투수로서의 기량이 더 앞선 상태다.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스플리터를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스 이사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한국 고등학생을 영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팀에겐 도전”이라면서 “음식과 언어, 지도방식 등 모든 것이 다르다.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치며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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