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서 맹활약’ 안영준, 21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벼랑 끝 승부… 안영준의 각오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

“이기는 방법을 되찾은 느낌입니다.”
낭떠러지 끝에서 비로소 깨어났다. 남자프로농구 SK의 포워드 안영준이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시작부터 3연패로 몰렸다가 2승을 내달린 SK는 15일 창원체육관에서 운명의 6차전을 치른다. 반격과 함께 상승세를 탄 SK 입장에선 그 무엇보다 안영준의 부활이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안영준은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 출전, LG 상대로 26분59초를 뛰어 3점슛 2개 포함 21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두 팀 통틀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고, SK의 30점 차 완승(86-56)에 크게 이바지했다.
사실 봄 농구 내내 부침이 많았다. KT와 맞붙은 4강 플레이오프(PO) 도중 머리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앞선 8경기 동안 평균 8.5득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그의 부진에 팀도 덩달아 휘청였다. 챔프전 3패를 떠안으며 스윕(싹쓸이) 위기에 놓인 게 대표적이다.


마침내 비상했다. 자신감 있는 슛 셀렉션은 물론, 과감한 돌파와 적극적인 수비까지 모두 보여준 하루였다. 수장도 미소 만발이다. 전희철 SK 감독은 “(선수와) 따로 대화라든지 미팅을 한 적은 없다. 변한 점이 있다면 3차전부터 패턴과 옵션 추가다. 또 그걸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특히 본인이 해야 할 농구를 다 해내는 중”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신 무장도 큰 도움이 됐다. SK 선수단에 흐르고 있는 ‘위기 의식’이 코트 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안영준은 “팀원 모두가 계속해서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뛴다”며 “4차전을 마친 뒤 다같이 많은 걸 돌아봤고, 이제 이기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부진을 향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사실 평소엔 부담을 크게 느끼는 성격은 아닌데, 연패하면서 의식이 되더라. 특히 동료들이 나를 믿고 따라오는데, 거기에 부응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전했다.
팀과 함께 스스로를 향한 믿음을 회복했다. 안영준은 “우리의 좋았던 리듬이 나오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다들 너무 잘해준다. 이게 다 (김)선형이 형이 리딩을 잘해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잇따른 패배에 좌절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비디오분석부터 시작해 부족했던 점을 복기하며 반격의 기회를 엿봤다. 이를 콕 집은 그는 “동료들끼리 강한 믿음이 생겼다. 패스 상황부터 수비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더 도와주려고 하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을 논의했다. (지금 상승세에)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역스윕 도전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당장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는 안영준은 “5차전을 마친 뒤에도 다들 ‘또 한 번만 이기자’라고 다짐했다. 7차전이 열리는 잠실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때는 (역스윕을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6차전에 임하는 각오를 다시금 되새긴다. “내가 뭘 하겠다기보다는 지금 이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싶다. 기회가 나면 쏘고, 보이면 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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