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결사’, 팀이 필요할 때 등장한다.
제 폼을 되찾은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포효한다. KT가 로하스의 활약에 힘입어 4월 마지막 주중 3연전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기분 좋은 쐐기 아치까지 그리며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로하스는 30일 잠실 야구장서 열린 두산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 5점 차 승리(8-3)의 일등공신이 됐다. 1회 초부터 무사 만루서 선취 2타점 적시타를 쳐 기선제압에 나섰고, 3회 초 두 번째 타석서 안타를 추가 신고하며 멀티히트 경기를 빠르게 완성했다.
화룡점정은 7회 초다.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투런포를 때린 것. 3점 차(6-3)로 앞선 이 시기 2사 3루 상황에서 잠실 우중간 뒤를 넘겼다. 로하스는 두산 불펜 최지강이 5구째 던진 시속 140.0㎞ 커터를 공략해 비거리 137.6m 대포를 쏘아 올렸다. 그의 시즌 5호 홈런이다. 타구 속도는 173.8㎞가 나왔고, 발사각은 27도다.
전날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서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 팀의 3-2 신승을 이끈 것. 특히 로하스는 8회 초 2사 2루 상황에서 쐐기 1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중요한 점수를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이때 추가점이 정말 컸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다.

시즌 초 부진을 딛고 본연의 페이스를 회복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0경기 동안 타율 0.243(111타수 27안타) 4홈런 13타점에 머물렀다. 4월 중순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반등세를 알렸다.
직전 10경기 성적이 대표적이다. 이번 두산전을 포함, 지난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부터 타율 0.400(35타수 14안타) 13타점을 기록하는 등 불붙은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한편 왼쪽 내전근 부상에서 돌아온 왼손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마운드 위에 올라 6이닝 동안 87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2승째에 4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 기분 좋은 복귀전을 장식한 하루였다.
경기 뒤 로하스는 “시즌 초 점수가 안나면서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는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타점을 낼 수 있게 집중했다. 수비에서도 투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부진으로 인한 마음 속 무거움을 한결 덜었다. 그는 “시즌 초반 ABS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최근 타석에서 어프로치에 변화를 줬고, 잘 맞는 것 같아 이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야 제 궤도에 올랐다.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하며 방망이를 꽉 쥐는 로하스다. “아프지 않아야 성적도 따라 오고, 모든 선수가 건강해야만 승리한다”는 각오를 다지며 “올 시즌 부상 없이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감독도 간만에 나온 값진 대승에 미소 지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헤이수스가 오랜만에 선발 등판했는데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좋은 투구를 해줬다. 이틀 연속 등판한 원상현, 손동현도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타선에선 1회 3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며 “2회에도 장준원의 추가 적시타가 나오면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추격을 당했지만 7회 황재균의 적시타와 로하스의 홈런으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황재균이 베테랑답게 2번 타자 역할을 잘해줬다. 끝까지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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