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빼고, 하고 싶은 거 합니다.”
베테랑 정훈(롯데)은 전천후 카드다. 포수 외 거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1루, 2루, 3루는 물론 때때로 외야 수비까지 해내곤 했다. 팀 사정에 따라 필요한 곳이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 나갔다. 올 시즌엔 대부분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나섰다.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낸다.
30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진기한 장면이 포착됐다. 정훈이 유격수 수비 훈련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 유격수 위치서 열심히 펑고를 받고, 송구까지 진행했다. 갑작스런 전민재의 부상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가 공석이 된 상황이다.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 역할을 수행했던 박승욱을 비롯해 이호준, 한태양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훈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을까.
수장은 껄껄 웃음을 터트렸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관련 질문에 “그건 정훈이 취미로 하는 것”이라고 센스 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정훈은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연습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정훈에게 유격수 수비 훈련에 대해 묻자 “포수 빼고 그날그날 하고 싶은 거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익살스럽게 말했지만 팀을 위해 유비무환의 자세를 잊지 않은 정훈이다. 정훈이 마지막으로 유격수로 경기 나선 것은 2013년이다. 5월 16일 부산 NC전서 선발로 나섰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