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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허훈에게 ‘다음’은 없다 “죽기 살기로 뛰겠습니다”

입력 : 2025-04-28 07:00:00 수정 : 2025-04-28 07: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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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죽기 살기로 해야죠.”

 

벼랑 끝에서 한번 더 기회를 잡았다. 여전히 확률은 야속하게 0을 가리키고 있지만 포기는 없다. KT와 에이스 허훈은 기적을 꿈꾼다.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먼저 2승을 내준 KT는 스윕을 당할 위기였다. 허훈이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 27일 SK를 무너뜨리며 시리즈 첫 승을 따냈다. 29일 열릴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PO 4차전 역시 벼랑 끝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분명한 건 희망을 봤다. 허훈은 “모든 걸 쏟아부어 기적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0% 확률이 주는 압박감이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에 4강 PO 1, 2차전 패배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역사는 없다. 허훈 역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허훈이 꿈꾸는 시나리오는 ‘반전 드라마’다. 그는 “확률은 낮지만··· 아니, 없는 건가”라면서도 “최선을 다하면 기적은 있을 거다. 홈에서 또 4차전이 열린다. 지면 끝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모든 힘을 다해서 죽기 살기로 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에이스다운 퍼포먼스다. 이번 PO에서 허훈은 8경기 평균 34분35초 동안 17.3점 5.0어시스트로 야전사령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큰 경기서 나오는 강심장 면모 역시 으뜸이었다. 그러나 발걸음은 무거워져만 간다.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도 숨길 수가 없다. 몸 상태 역시 100%가 아니다. 허훈은 고개를 젓는다. 이 정도 부상은 누구나 있다며 의연하게 신발 끈을 다시 묶는다. 그는 “몸 상태는 괜찮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조금씩 통증은 안고 뛴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사진=KBL 제공

체력 안배와 함께 공격 효율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송영진 KT 감독은 3차전부터 허훈의 역할에 변화를 줬다. 아시아쿼터 선수 조엘 카굴랑안에게 공격의 시작점을 맡겼다. 대신 허훈은 슈터처럼 기용했다. 2차전서 5점에 그쳤던 허훈은 3차전서 17점을 몰아쳤다. 1쿼터부터 3점슛 2방, 중거리슛 1방을 꽂아넣으며 쾌조의 슛 감각을 자랑했다. SK 수비수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외곽에 나와 있는 허훈에게 쏠렸다. 허훈은 상대가 슛을 견제하기 위해 바짝 붙으면 쉽게 벗겨 내고 돌파 득점을 올렸다. ‘에이스 그래비티’ 효과도 증명했다.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센스 있는 패스로 동료의 찬스를 만들었다. 

 

한결 낫다며 미소를 짓는다. 허훈은 “SK는 핸들러 수비가 좋은 팀”이라며 “3차전 전반엔 슈터처럼 뛰었다. 카굴랑안과 나눠 공을 운반했다. 내가 드리블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공격하면 더 편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스크린을 받고 공을 잡은 다음 공격을 시작했던 게 잘 풀렸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체력적인 부담을 덜면서 공격 효율을 높일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일단은 답을 찾은 것 같다. 실제로 체력도 안배됐다”고 덧붙였다.

사진=KBL 제공

우승이 간절하다. 허훈은 아직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했다. 더군다나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동기부여가 차고 넘친다. 마음속에 방심은 지우고 정신을 다잡는 배경이다. 경계 요소는 SK의 뒷심이다. 실제로 이번 시리즈 1, 2차전 모두 KT의 리드로 시작했으나 역전패를 당했다. 3차전에서도 승리했지만 4쿼터에만 27점을 헌납하는 불안한 마무리를 보였다. 허훈은 “SK는 자밀 워니라는 든든한 기둥이 있는 팀”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가 돼서 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KBL 제공


수원=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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