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신기록, 메달 희망을 꽃피웠다.
‘여고생 사수’ 반효진은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 예선에서 634.5점의 기록으로 1위를 달성해 가뿐하게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주목할 점은 반효진이 빚어낸 점수다. 해당 종목은 1발당 10.9점 만점으로 총 60발을 쏴 합산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따라서 만점은 654점이다. 반효진은 이 점수에 19.5점 모자란 634.5점의 훌륭한 성적표를 적어냈다.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자네트 헤그 뒤스타드(노르웨이)가 2020 도쿄에서 세운 632.9점의 종전 기록을 1.6점 넘어섰다. 공교롭게도 이날 반효진이 예선 1위를 놓고 마지막까지 다툰 상대가 뒤스타드였다. 치열한 시소싸움을 펼친 끝에 2.3점 차로 뒤스타드(633.2점)를 돌려세웠다. 뒤스타드도 3년 전 자신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지만 반효진의 기세에 밀렸다.
2007년생의 반효진은 만 16세에 불과한 ‘소녀 소총수’다. 현재 대구체고 2학년인 여고생 신분으로 역대 올림픽 최연소 한국 사격 선수가 됐다. 고등학생 사격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선 것은 역대 6번째다. 1992 바로셀로나의 여갑순(여자 공기소총), 2000 시드니 강초현(여자 공기소총), 송지영(여자 공기권총·스포츠권총), 2004 아테네 천민호(남자 공기소총), 2004 아테네 안수경(여자 공기권총, 25m 권총)의 뒤를 20년 만에 이었다.
반효진의 ‘역대급 재능’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올림픽 레코드까지 작성하며 사격 한국 선수 역대 3번째 올림픽 신기록 달성자에 이름을 올렸다. 1998 서울 대회 남자 공기소총 본선의 안병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남자 권총 50m의 ‘사격 황제’ 진종오의 바통을 받았다.
여러모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활약이었다. 지난 4월 파리 올림픽 사격 대표 선발전에서 유일한 고교생으로 1위를 빚어내며 한껏 끌어올린 기대감 그대로 파리로 옮겨왔다. 이대로 29일 오후 4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릴 금빛 총성을 향해 달린다.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 만약 금메달까지 닿는다면 역대 4번째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 영광까지 안는다. 이번 대회 전까지 1992 바르셀로나의 여갑순이 10m 공기소총 금메달을 따냈고, 2012 런던의 김장미가 25m 권총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그리고 이번 파리에서 여자 10m 공기권총의 오예진이 금빛 총성을 울리며 한국 사격의 부활을 외쳤다. 반효진이 거기에 목소리를 더할 수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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