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로를 대표하는 극장이었던 대한극장이 66년 만에 문을 닫는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오늘(30일) 전자 공시를 통해 극장사업부 영업을 오는 9월 30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극장 영업 종료 결정 이유로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을 들었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빌딩을 개조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를 수익 공유 방식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머시브 공연이란 객석 경계를 없애거나 넘나들 수 있게 한 관객 참여형 공연을 뜻한다. 공연장 재개관 예정일은 내년 4월이다.
대한극장은 1958년 서울 충무로에서 당시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했다. 당시 미국 영화사 20세기 폭스의 설계에 따라 건축됐다. '벤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운드 오브 뮤직' '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을 국내 최초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1900석 규모 극장으로 운영되다가 2001년에는 멀티플렉스 전환 위해 문을 닫았고, 250억 원을 투입해 이듬해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 대한극장은 시사회 등 각종 행사를 활발히 열며 부활을 꿈꿨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등 영화들이 이곳에서 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시사회도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점차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영화 산업이 멀티플렉스 3사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대한극장도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극장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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