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원작자인 길승수 작가가 드라마 전개에 불만을 토로했다.
15일 길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16회 양규 전사 이후 원작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KBS와 원작 계약은, 출간된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 뿐만 아니라 지금 쓰고 있는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까지 했다.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은 400페이지 정도 KBS에 제공했다. 양규 사망 후 전후복구 부분을 담은 내용”이라며 “당연히 18회에 나오는 현종의 낙마는 원작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종 이방원’에서 말 때문에 그 고생을 했는데, 또 낙마라니”라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현종에 대해서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현종 캐릭터를 제작진에게 잘 설명해줬는데, 결국 극본 작가 마음대로 쓰다 이 사단이 났다. 극본작가 문제가 생각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보아하니 ‘양규’(지승현)를 자기가 쓴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서 비중을 확 줄였다. 그래서 현종이 양규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하는 장면도 삭제된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대하사극을 쓴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길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극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고 본다”며 “극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 16회까지는 그래도 원작 테두리에서 있었는데, 17회부터 완전히 자기 작품을 쓰고 있다. 극본 작가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곧 드라마가 3류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역사대로 극본이 흘러가기를 기원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원작은 무시해도 되는데 대하사극인만큼 역사는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점이 참 아쉽다”고 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제8대 왕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 사령관 강감찬 이야기다. 지난 14일 방송된 18회에서는 강감찬과 현종이 지방 개혁 돌입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김은부의 탄핵을 두고 갈등이 심해지자 현종은 강감찬에게 개경을 떠나라 명하고 분노를 삭이지 못해 강감찬의 목을 조르려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말미에는 현종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수레를 피하려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한편, KBS 2TV ‘고려거란전쟁’은 매주 토·일 오후 9시 25분에 방송된다.
박민지 온라인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