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하늘의 뜻이죠.”
프로야구 LG의 29년 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마냥 순탄치만은 않다. 상대 KT가 매서운 경기력으로 맞서면서 연일 접전이 펼쳐진다. 지난 1∼3차전 모두 1점 차 접전이었다. 투수 소모는 물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할 것 없이 정신적으로도 피로도가 큰 시리즈다.
4차전을 앞두고 수원KT위즈파크에 모습을 드러낸 LG 염경엽 감독의 표정에 이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시리즈 2승1패로 우위를 잡았다는 점은 더할 나위 없지만, 사람이기에 피곤함을 숨길 수는 없다. 특히 3차전 경기가 역전에 역전이 거듭되면서 늦게까지 장기전으로 진행된 데다가 이날 4차전은 오후 2시에 열리는 낮 경기다. 피곤을 녹일 틈도 없이 모두가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한 10경기는 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3차전은) 다 하늘의 뜻이다. 이강철 감독님도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승운이 좀 더 따른 경기였다. 양쪽 벤치는 정말 힘든, 피를 말리는 경기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의 피로도가 걱정되지만, 염 감독은 앞선 경기들과 변함 없이 경기를 운용할 생각이다. 야수 라인업은 시리즈 내내 동일한 라인업을 유지 중이다.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힘든 경기를 펼친 불펜도 동일하게 나선다. 염 감독은 “고우석은 아직 확인해보지 않았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면 세이브 상황에서 나간다. 어차피 써야 될 선수”라고 밝혔다. 또 “유영찬도 상황보고 1이닝 정도 나갈 것 같다. 다 나온다”고 덧붙였다.
3승 고지를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가장 중요한 게 3승이다. 경험치로 봤을 때, 3승을 해야 4승할 확률이 높다. 그 다음 시합에서 초반에 점수나면 바로 끝나버리는 거다. 상대가 포기하는 속도가 확 빨라지게 된다. 아무리 뭘 해도 벤치가 죽어있다”며 이날 열릴 4차전에서의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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