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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두나 만나 치유·성장… 힘든 시간 있었기에 더 빛난다”

입력 : 2023-11-09 22:26:24 수정 : 2023-11-09 22: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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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미쓰에이로 시작해 데뷔 13년
‘이두나!’ 주연으로 연기 호평

‘안나’로 수상·호평 받아 놀라
주위의 인정 받아들인 계기
현장에선 스스로에 더 집중
연기에 집중하는 것이 배려

두나 매력 때문에 출연 결심
과한 ‘쿨한 척’ 와닿고 공감
은퇴 순간 생각하며 늘 최선

촬영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
배우하길 잘했다 매번 느껴

2010년 걸그룹 미쓰에이로 시작해 어느새 데뷔 13년째다. 배우 수지는 ‘국민 첫사랑’을 넘어 이제 작품의 보증 수표가 됐다. 지난해 쿠팡 플레이 시리즈 ‘안나’를 기점으로 대중에게 완벽히 배우라는 인식을 심었다.

 

이번에는 다시 ‘아이돌’이라는 본진으로 돌아왔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두나!’ 속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로 변신해 호평받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10대에 데뷔해 어느덧 30대 바라보는 나이가 된 수지는 “(나이 드는 게) 너무 좋고 기대된다”고 말한다. 성숙해지는 자신과 조우할 수 있어서라고. 지금도 그녀는 쉬지 않고 부지런히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내공을 다져가고 있다. 1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창간 18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 삼청동에서 수지를 만났다.

 

-배우로서 인정받고 있다. 요즘 어떤 마음으로 보내고 있나.

 

“안나가 상을 받았을 때 저도 놀랐다. 사실 예전에는 상을 받는 게 너무 싫었던 순간이 많았다.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보니 ‘(수상받는) 순간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고, 늘 똑같은 마음으로 묵묵히 연기하고 있지만 좋은 평가가 낯설었다.

 

안나 때 많은 호평을 받으며 당황했던 것 같다. ‘왜 욕을 안하지’ 하고(웃음). 안나 이후로 그런 인정을 스스로 너무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지금은 조금 더 확신을 갖고 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늘 하던 대로 해도 되겠다는 마음이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 변화는.

 

“현장에서 스스로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된 것. 예전에는 현장의 다양한 요소를 신경썼고, 그게 배려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내 연기에 집중하는 게 가장 큰 배려라는 생각이 들더라.”

 

-두나 역 캐스팅 초기부터 수지의 이름이 거론됐다.

 

“감사하다. 나 역시 캐릭터 매력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웹툰부터 찾아봤다. 두나만의 분위기가 특이하고 매력있었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평소 보여주기 어려운 예민함, 경계심, 짜증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두나를 연기할 때에는 ‘나는 엉망이다, 너도 나를 엉망이라고 생각하지?’ 같은 약간 적대적인 마음으로 촬영에 나섰다. 그래야 두나가 가진 경계심, 과하게 날이 선 느낌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두나!’는 아이돌 이야기다. 연기하면서 ‘내 이야기 같다’ 싶었던 부분은 없었나.

 

“두나의 상황과 내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과하게 ‘쿨한 척’한다는 점이 와닿았다. 두나가 남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나 괜찮은데? 원래 그런데?’ 센 척하면서 표현하는 모습이 공감가고 마음도 좋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내 경우 활동할 때 힘들더라도 표현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다.

 

원준(양세종)에게 ‘쉬는 날이 있었음에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고 말하는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쉬는 시간에 갑자기 찾아왔을 때, 이 시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단 순간이 있다. 이런 점이 두나를 더 불안정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두나처럼 자신의 보여지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던 적은 없나.

 

“깨고 싶진 않다. 청순한 이미지, 꽤 좋아한다(웃음).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도 계속 갔으면 좋겠다. 감사하다. 옆에서 지켜봐도 잘 모르는 게 사람 아니겠나. 대중이 저를 이미지대로 생각하는 게 스트레스는 아니다.”

 

-이두나!는 화려한 아이돌의 외로운 이면을 그린다. 힘든 순간에는 어떻게 하나.

 

“혼자 시간을 보낸다. 청소, 그림그리기처럼 집중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는 편이다.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 않으려고 한다.”

 

-두나처럼 모든 걸 내려놓고 숨고 싶은 때는 없었나.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힘든 감정은 일로써 견뎌내는 타입인 것 같다. 그런 감정을 느낄 새 없이 스스로 ‘힘들면 안 돼’ 타일렀다. 한편으로 힘든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두나가 부럽기도 하더라. 두나는 표현하는 사람 같고, 나는 회피하는 느낌. 그게 다르고 또 부러웠다. 돌이켜보면 스스로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거 같기도 하다.”

 

-은퇴한 아이돌을 연기했다. 스스로의 은퇴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 있나.

 

“항상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은퇴) 생각을 하다보면 매 순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된다. ‘연기를 그만둘 수 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연기하려고 한다. 어릴 땐 두나처럼 일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두나가 ‘노래도 춤도 못하게 되면 어쩌지? 인생 재미 없겠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되면 싫을 것 같다.”

 

-두나와 과거의 수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두나!는 내게도 성장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두나를 통해 나도 내 과거를 돌이켜보며 치유 받은 순간도 있었다. 두나에게 지금 힘들겠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네가 더 빛날 수 있는 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어린 수지에게도 마찬가지다.”

 

-데뷔 13년차다. 어렸을때와 지금 연예계 생활이 다르게 느껴지나.

 

“늘 새로운 연예계다. 적응됐다고 느꼈던 적은 없다. 20년차 정도에 이르면 그런 ‘짬’이 생기지 않으려나. 다만 일과 삶을 구분하려고 한다. 어릴 땐 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많았다. 지금은 일을 일로 보려 한다. 내 시간을 좀 더 잘 보내야겠다 다짐한 게 어린 시절의 저와 가장 다른 부분인 것 같다.”

 

-‘배우를 하길 잘했다’ 느끼는 순간은.

 

“촬영할 때다. 연기를 하면서 텐션을 유지하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며 함께 집중하는 감독님,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면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구나’ 느낀다. 그래서 이 일을 내가 선택했구나, 되새긴다. 나는 촬영할 때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더라. 그것만 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차기작으로 김은숙 작가의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 출연을 확정했다.

 

“이전에는 아픔이 있는 캐릭터들이 저에게 잘 오지 않았다. 안나, 이두나!를 통해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었다. 작품을 고르는 저만의 기준도 명확해지고 있다. 요즘에는 재밌고 웃긴 작품 속 캐릭터에 끌린다. 차기작도 새로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이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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