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공황장애로 실신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어요.”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핍티핍티) 한 멤버의 부모님이 방송에서 밝힌 말이다. 최근 편파보도 논란이 일고 있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피프티피프티 편(제1365회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에서 이같은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방송은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뤘다.
하지만 방송 내용 중 공황장애를 겪은 사람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았다는 인터뷰는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의아할 수도 있다.
공황장애로 실신까지 이른 사람은 과호흡을 겪기 쉽다. 전반적인 불안과 긴장도가 올라가있어서다. 이렇다보니 의료인에게 과호흡을 겪는 공황장애 환자에게 산소호흡기 를 달았다고 말하면 ‘과호흡에 굳이 산소를?’이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과호흡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23일 박정웅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과호흡 증후군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응급처치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자세히 들었다.

-과호흡이란 어떤 증상을 의미하는지.
“과호흡은 말 그대로 ‘숨을 빨리 쉬는 것’을 말한다. 호흡 중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돼 혈중이산화탄소농도가 정상범위 미만으로 낮아지는 상태다. 환자에게는 동맥혈가스 검사를 시행하는데, 이때 이산화탄소 수치가 정상 범위 아래로 떨어지면 과호흡으로 본다.”
-과호흡이 나타나는 원인은.
“이는 크게 두가지 원인으로 인해 나타난다. 우선, 원인으로 작용하는 질환이 있을 때다. 예를 들면 ▲폐렴‧폐색전증‧천식‧기흉 등 호흡기질환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 ▲저산소증, 발열, 패혈증, 감염 등의 질환 등이 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복용 약물에 의한 호르몬변화 등으로 과호흡을 겪을 수 있다. 모두 기저 원인에 의한 과호흡 증세다.
두 번째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음에도 과호흡이 나타나는 경우다. 이는 과호흡 신드롬(증후군)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나 불안, 감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호흡수가 빨라지는 것을 말한다. 분당 18회 이상 호흡하면 과호흡 증후군이라고 이야기 한다.”
-과호흡이 시작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호흡이 빨라진다. 이때 호흡곤란, 가슴통증, 압박감, 어지럼증, 감각이상, 두근거림, 시력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경련하거나 의식을 잃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이 어지럼증이다. 과호흡은 이산화탄소가 너무 과도하게 나가는 게 문제다. 혈중이산화탄소농도가 정상 범위 이하로 낮아지면 뇌혈관 수축을 일으켜 산소공급이 원활치 않아 어지럽다. 손저림을 호소하는 환자도 쉽게 볼 수 있다.”
-젊은 환자도 많나.
“많다. 특히 고3 수험생 등 젊은 아이들이 과도하게 긴장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흔하다.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이들도 종종 겪는다.”

-과호흡일 때, 산소호흡기를 써서 치료하나.
“과호흡 환자에게 산소를 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소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저하되는 이산화탄소 수치다. 이산화탄소를 늘리려면 산소를 적게 섭취해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과호흡 환자에게 봉투를 주는 장면이 흔히 나오지 않나. 이를 통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입시키고, 숨을 천천히 쉬도록 안정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봉투에 코와 입을 대고 호흡하면 이산화탄소가 다시 올라가면 대부분 안정된다. 차분하게 숨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나갔던 이산화탄가스가 다시 들어오면서 대부분 호전된다. 약물치료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과호흡에 자주 노출되는 환자를 위해 제언 부탁린다.
“과호흡을 자주 겪는 사람들이 있다. 원인 질환이 문제라면 이를 치료하면 되지만, 정신적 원인으로도 과호흡 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기저질환이 없다면 스트레스, 공황장애, 불안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 그런데도 계속 숨을 몰아쉬거나 불안해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자신의 상태에 대해 상담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박정웅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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