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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리드에 데뷔 SV… ‘3이닝 삭제’ NC 전사민 “책임감 갖고 등판”

입력 : 2023-05-27 07:00:00 수정 : 2023-05-27 09: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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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전사민이 데뷔 첫 세이브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평생 기억될 하루가 완성됐다.

 

프로야구 NC의 유망주 투수 전사민(24)이 데뷔 4년 만에 프로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그리고 그 세이브는 다른 의미로도 조금 특별했다.

 

◆10점 리드 세이브

 

26일 NC가 홈 창원NC파크로 한화를 초대했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선발 투수 에릭 페디가 한화를 봉쇄하는 동안 NC 타자들이 불을 뿜었다. 2회말 6점 빅이닝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3회말 3점, 4회말 1점을 더해 무려 10점을 앞서면서 사실상 경기를 가져왔다.

 

다만 야구는 9회까지 펼쳐져야만 한다. NC는 리그 최고 에이스 페디 카드를 더 이상 무리시키지 않으면서 불펜 소모까지 최소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다. 그때 NC 강인권 감독이 꺼낸 전사민 카드가 통했다. 그는 7회초부터 14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 9개, 3이닝을 삭제하며 11-0 승리의 문을 닫았다.

 

10점 차에 등판했음에도 세이브가 성사된 이유는 바로 ‘3이닝’에 있다. KBO 야구규칙 9.19 (c)·(3)에 명시된 ‘최소한 3회를 투구하였을 경우’에 정확히 부합했다. 큰 점수 차로 앞서는 팀에서 종종 나오는 ‘3이닝 세이브’였다.

 

◆어떤 일이든, 주어진 임무라면

 

전사민은 세이브 기념구를 챙긴 후 “N팀(1군)에 올라와 내 보직, 내 위치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내가 무너지면 불펜 소비를 하게 되니, 맡은 임무에 책임을 다해 던지려 했다”고 등판 당시를 떠올렸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마치 ‘전사’ 같은 결연함이었다.

 

그는 “코치님께서도 1군서 기회를 받을 때 보여주라고 말씀하셨다. C팀(2군)에서 준비해 온 모습, 그 과정을 (팬들께)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 목표는 선발이지만 팀에 보탬이 된다면 어느 보직이든 상관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당찬 다짐까지 내놨다.

 

NC 전사민이 지난 25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올 시즌 첫 1군 무대 피칭을 펼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헐거워진 불펜, ‘전사’가 돼줘

 

194㎝, 우월한 신장을 자랑하는 전사민은 2019년 2차 2라운드 17순위로 NC에 호명됐다. 당시 불렸던 이름은 ‘전진우’다. 지명 후 현재 이름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뚜렷한 활약 없이 이르게 상무 입대를 선택했고, 제대 후인 지난 시즌에도 주로 2군에서 땀 흘렸다. 1군 출전은 2019년 1경기, 지난해 7경기에 불과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24일 1군에 콜업됐다. 선발 신민혁 말소의 반대급부였다. 다만 1군에서는 불펜에 활용될 가능성이 컸다. 최근 NC는 잇따른 부상으로 김영규, 김진호라는 필승조를 잃었다. 비상시국에 돌입한 불펜 부하를 막기 위한 자구책 중 하나가 바로 전사민이었다.

 

25일 롯데전에서 올해 첫 1군 경기를 치렀다. 0-9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그는 무실점으로 1이닝을 지워줬다. 그리고 이날 반대로 10-0 리드 속 마운드에 올랐고, 또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다.

 

모든 선수는 극적인 상황에 놓여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꿈꾼다. 비록 그 ‘꿈의 순간’은 아니지만 전사민은 당장 주어진 미션에 최선을 다하는 ‘전사’의 향기를 풍겼다. ‘3이닝 세이브’의 여운이 짙게 남은 이유일 것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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