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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현 “‘치얼업’ 덕에 연기가 더 재밌어졌어요” [이슈스타]

입력 : 2022-12-26 15:00:00 수정 : 2022-12-27 09: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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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펜트하우스’가 있었다면 올해는 ‘치얼업’이 있었다. 주석경이 아닌 도해이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배우 한지현의 뜻깊은 한 해였다.  

 

지난 13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은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을 배경으로 펼쳐진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그렸다. 한지현은 극 중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 단원 도해이로 분했다. 테이아 단장 박정우(배인혁), 동기 진선호(김현진)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삼각관계를 그렸다. 

 

종영 후 만난 한지현은 “‘치얼업’은 내 인생에 뜻깊은 작품이었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회를 시청하며 눈물 흘렸다는 한지현. 그리고 인터뷰에서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을 본 이야기를 전하며 또 울컥 눈물을 흘렸다. 한지현은 “이때까지 촬영했던 게 머릿속에 지나가더라 뭉클하고 감동적인 것 같으면서도 아쉽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시원하다는 느낌 들 줄 알았는데, 아련한 느낌이 더 강했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욕심나는 캐릭터였다. 닮은 점도 많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가족사 빼곤 99.9% 닮은 덕에 대사만 외우고 현장에 나섰다. “내가 해이화 되는 건지, 해이가 나처럼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재밌었다”는 한지현의 말은 진심이었다.

 

‘치얼업’은 국내 최초로 응원단 소재의 드라마였다. 실존하는 연세대와 고려대를 연희대와 호경대로 바꿔 라이벌 구도를 그대로 옮겨왔다. 응원단을 연출하기 위해 배우들의 안무 연습도 필수였다. 아이돌 그룹을 방불케 하는 ‘직캠’ 콘텐츠도 공개되며 배우도 제작진도 시청자도 응원단에 진심을 쏟았다. 

 

“(응원단 춤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할 정도로 같은 동작이 반복되더라고요. 운찬(이정준)이는 어깨 부상도 많았는데, 참고 하는 걸 보면 대단했죠. 다치고 파스도 뿌리고 난리가 났어요.(웃음) 무대에 오를 때도 힘들었는데 버티면서 미소를 지었죠. 정말 애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 전, 일부러 살을 찌웠지만 ‘치얼업’ 촬영을 시작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체중이 감량됐다. 서로 부딪히고 땀 흘리던 동료들과는 더할 나위 없이 친해졌다. “다 예쁘고 착한 배우들이었다.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 순간은 힘들었는데, 그마저 그립다. 기억 미화인가”라며 동지애를 자랑한 한지현은 배우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만히 있는 장면이 없었다. 아르바이트하고 춤을 추고 뛰고 울었다. 그리고 먹었다. 성적을 자랑하는 정우에게 “궁금한 사람∼물어본 사람∼”을 흥얼거리는 크림빵 신은 무려 20개 가까이 되는 크림빵을 먹어야 했다. 배고파서 먹기 시작한 크림빵도 계속 먹으면 질릴 수밖에 없었다. “해이가 계속 무언가 주워 먹는다. 나중엔 먹는 게 힘들어 감독님께서 단팥빵으로 바꿔 주셨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했다.

 

한지현은 전작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주석경으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래서일까, ‘치얼업’ 제작발표회에서 한지현은 “석경이로만 보지 말고 해이로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바라던 바를 이뤄준 ‘치얼업’이었다. 식당에서 만난 아주머니 무리도 주석경이 아닌 ‘치얼업 주인공’으로 알아봐 줬다고. 한지현은 “아직 석경이로 불러주시는 분도 많지만, 그만큼 알아봐 주시고 ‘치얼업’을 봐주시는 분도 많았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작품을 만들었기에 석경이든 해이든 지현이든 모두 감사하다. 틀을 깬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휘몰아치던 ‘펜트하우스’를 마치고 첫 주연작이자 첫 로맨스작인 ‘치얼업’을 만났다. 도해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치얼업’인 만큼 책임감도 막중했다. “어떻게 해야 시청자가 더 설레할까 집중해서 연기했다”면서도 “촬영하면서는 재밌게, 즐기면서 만들어나갔다”고 돌아봤다. 

 

“내가 연기를 못하면 커버해 줄 사람이 없다는 거. 내가 잘해야 주변 인물과의 관계도 잘 산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했어요. 촬영 내내 ‘선배님들은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죠.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는데, 초반엔 안 나오는 장면이 없더라고요. (웃음) 내가 중심이 되고 만나는 인물들도 많으니 모든 장면에 최선을 다했어요. 그래서 연기적인 발전도 더 있었어요. 해이도 성장했지만 저도 많이 배웠죠. 위로받고 따듯한 드라마였어요.”

 

도해이는 발랄했다. 긴 팔과 다리를 활용한 제스쳐, 평범치 않은 텐션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목소리 톤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생활고로 힘든 와중에도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섰다. 참을 수 없을 땐 큰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지만 그럼에도 ‘청춘’의 희로애락을 대변하며 공감을 얻었다. 

 

연기로 표현하기엔 과장이 필수인 캐릭터였다. 보는 내내 놀라우리만큼 업된 텐션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대학교 때는 해이보다 더 밝고 텐션이 좋았다”는 한지현의 고백이었다. 

 

“뛰어다니다가 넘어지고, 흥을 주체하지 못했어요. 해이를 연기하면서 그때 추억이 많이 떠올랐죠. 실제로 동기들, 선후배들의 연락이 많이 왔는데 다들 ‘언니랑 똑같네’, ‘스무살 때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해이를 두고 정우와 선호의 삼각관계도 흥미롭게 전개됐다. ‘정우파’, ‘선호파’로 나뉘어 해이와 이어지기 바라는 시청자의 의견도 ‘치얼업’의 인기 견인 요소였다. 러브라인을 두고 한지현은 “해이는 처음부터 정우를 좋아했다. 흔들리기만 하고 선호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해이를 연기할 때 정우를 더 많이 신경 썼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보고도 정우를 지지했다”면서도 “음악 감독님이 ‘선호가 음악을 다 가져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선호를 좋아해 주셨다 보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치얼업’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의 이슈로 인해 결방이 잦았다. 편성 변경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온라인 화제성은 높았다. 시청률에 관해서도 긍정 마인드가 엿보였다. 한지현은 “내가 나오는 드라마를 봐준다는 자체가 감사했다. 첫 주연작이고 열심히 촬영한 작품을 봐주셨다니 그조차 감사했다”면서 “지칠 때도 있었는데, 웃긴 친구들 덕에 나도 모르게 더 밝아졌다.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미를 찾았다. 

 

‘대본에 충실하자’ 다짐하고 현장에 갔다. 계획해도 계획이 무너지는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상대 배우와 연기하며 맞춰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모녀로 호흡한 장영남과의 애틋함은 특별했다. 또래로 이뤄진 응원 단원들과의 애드립과 장난도 현장의 온도를 높였다. 

 

“원래 계획을 하고 가는 편인데, ‘치얼업’ 현장에서는 계획이 와장창 무너졌어요. 더 즉흥적인 도전을 했고, 장영남 선배님과 연기하며 배움을 많이 얻었죠. 시너지가 엄청나더라고요. 비록 계획은 무너졌지만 더 좋은 장면과 연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촬영하면서도 끝나고도 행복했어요. 그래서 끝나고 더 벅차고 슬펐던 것 같아요.”

 

도해이를 연기하며 몰랐던 자신의 모습도 발견했다. 인터뷰 중간 눈물을 훔치면서도 “이렇게 우는 편이 아닌데, 잘 참는 성격인데 해이를 연기할 때는 눈물이 많이 나더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내 생각만큼, 생각보다 더 밝은 아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이어 “춤에 그렇게 소질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는 건 알았다. 무대에 올라갔을 때 너무 재밌더라. ‘내가 만일 아이돌이 된다면?’하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2022년 배우 인생에 잊지 못할 작품 ‘치얼업’을 남겼다. 도해이에게는 “대견하고 멋있고, 항상 좋은 일만 있지는 않겠지만 너는 뭐든 해낼 수 있어.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네가 꿈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전하며 또 한 번 울컥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한지현에게는 “고생했고 장하다. 후회 없이 했으니 조금 쉬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기가 더 재밌어졌어요.”

 

한지현은 더 발전할 수 있는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선배들과 호흡하며 배울 점을 찾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런 점이 해이랑 닮았다. 돈도 친구도 사랑도 잃고 싶지 않은 해이처럼 나도 욕심이 많다. 해이에 공감하고 연기하며 점차 연기가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한지현은 올해를 돌아보며 “소중한 추억을 남겼고, 많이 발전했다”며 “앞으로 어떤 재미난 연기를 하게 될까 기대된다. 더 열심히 연기하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 욕심난다”고 포부를 다졌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샛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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