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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웨딩케이크

입력 : 2022-09-28 12:48:43 수정 : 2022-09-28 12: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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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웨딩케이크에 대한 추억이 있으실까요? 물론 트윈폴리오를 기억하는 팬분들이라면 결혼식 축하송이 절대 될 수 없는 ‘웨딩케익’이란 노래가 생각나실 수도 있습니다만, 결혼식장에 실제로 등장하는 웨딩케이크의 경우, 여러분 기억 속의 웨딩케이크는 결혼식장에서 준비해주면 커팅용으로 자르는 것일뿐, 커팅식 이후에 하객들과 나누거나 직접 드셔본 신랑신부는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웨딩케이크는 3층만 커팅을 위한 실제 케이크일뿐, 1층과 2층은 모형인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호주에서 가본 결혼식에서 저는 인상적인 웨딩케이크를 보았는데요. 그 케이크는 3층이 아니라 1미터가 좀 넘는 하나의 탑이었습니다. 슈크림 볼을 이용해서 차곡차곡 쌓아서 만들었는데요. 피로연 장에서 신부가 직접 슈크림 볼을 하객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모습이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돌떡을 나누며 돌을 맞는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것처럼, 신부가 직접 나눠주는 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새 출발하는 커플의 행복을 빌어주는 느낌이었거든요. 

 

 

원래 영국에서 유래된 웨딩케이크는 3층 케이크로 만들었고요. 각 층마다 용도가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호주에 갔을 때 처음으로 구입했던 맛없고(?) 비싼 케이크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요. 일단 1층은 결혼식 당일 현장에서 하객들과 함께 나눠 먹습니다. 그리고 가장 작은 사이즈의 3층은 상자에 넣어 잘 보관했다가 결혼 1주년 기념, 혹은 첫 아이 세례식 때 먹었다는군요. 그렇다보니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요즘 흔히 먹는 스폰지케이크가 아니라, 말린 과일 등등의 재료에 럼 같은 알코올을 넣어서 저장성을 높인 프룻케이크로 만들었고요, 특히 케이크 표면은 크림이 아니라 두꺼운 설탕 아이싱으로 장기간 상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영국의 웨딩케이크란 겁니다. 심지어 보관이 쉽지 않던 옛날에는 1년 이상 케이크의 보관상태에 따라 커플의 운세를 점치기도 했다는군요. 

 

가을에 접어들면서 주말마다 이곳저곳 결혼식이 많습니다. 형태와 규모도 예전보다 많이 다양해졌더군요. 우리 전통 혼례에서는 잔치를 통해 이웃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신랑신부를 축하하고 행복을 기원하곤 했는데요. 서양에서 들어온 웨딩케이크이긴 하지만, 케이크도 잘리기만 하면 조금 슬퍼하지 않을까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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