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느낌처럼!”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 김광현(34·SSG)은 지난 3월 KBO리그 복귀를 선언, ‘정상’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등판한 경기 팀 승률이 80%는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시즌을 마친 뒤 ‘나로 인해 우승할 수 있었다’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순항 중이다. 전반기 나선 15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1.65를 마크했다. 패배를 경험한 건 단 한 번(6월 7일 NC전) 뿐이었다. 김광현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고 환하게 웃었다.
◆ 진화하는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더 노련해지고 예리해졌다. 과거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강약조절까지 능수능란하다. 투구 패턴 또한 다양해졌다. 변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스탯티즈 기준 2019시즌과 비교해 직구 비중은 39.1%에서 28.3%로 줄었다. 대신 주 무기인 슬라이더(37.0%→40.1%)를 비롯해 커브(9.5%→11.4%), 체인지업(14.5%→16.5%) 등은 모두 늘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또한 커맨드다. 김광현은 “20대 초·중반 나이였으면 구속에 포커스를 맞췄을 것이다. 나도 이제 30대 중반 아닌가.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 중요한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구속은 미국에서 뛰었을 때보다 오히려 잘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의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5.2㎞다. 2019시즌(147.1㎞) 때보다는 살짝 줄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뛰었던 2020시즌(144.7㎞), 2021시즌(143.4㎞·베이스볼서번트 기준)보다 높다.
◆ 무거운 책임감
마냥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일단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훈련을 해왔지만 팀과 함께 움직이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지난 2년에 비해 이닝 수도 크게 늘었다. 체력관리에 더 열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예기치 못한 장면도 발생했다. 지난 2일 인천 KIA전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승부하던 중 헤드샷을 던지고 말았다. 프로데뷔 후 처음이었다. 거듭 사과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았다.
에이스로서 견뎌내야 할 무게감도 만만치 않았다. 김광현은 “스트레스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경기에 나설 때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즌 초반 잘 풀리면서 욕심을 낸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결국 전반기 막바지 대상포진 진단까지 받았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김광현은 꿋꿋했다.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올스타전 출전을 감행했다. 후반기에도 시작과 동시에 출격할 수 있도록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 다시, 출발
팀 분위기 자체는 최상이다. 김광현은 “지금껏 (한국시리즈) 우승을 4번했는데, 우승팀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살짝 그 느낌이 난다”면서 “신구조화가 정말 잘 이뤄지고 있다. 예전엔 나와 (최)정이형이 막내라인이었다면 이제는 선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심은 없다. 우승이라는 두 글자를 향해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인다. 김광현은 “후반기에도 1패만 했으면 좋겠다. 승률 9할 정도 하면 팀이 우승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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