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송정은 기자] 지난 4월 15일 이후 3개월 가량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의 김현철 조합장이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조합장의 사임으로 사업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시공사업단 측은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상가문제 해결이 먼저”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실제 공사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 조합장은 지난 17일 조합원들에게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단체 발송했다. 김 조합장은 “오로지 6000명 조합원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역량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현 조합집행부가 모두 해임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사임)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시공단이)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기를 바란다”며 ”우리 6000명 둔촌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한 전향적 고려를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김 조합장의 사임 소식에 조합 집행부 해임 총회 개최를 발의한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사퇴발표는 전형적인 시간끌기 방식이자 무책임한 태도로 조합원에게 가장 피해를 주는 방법이다”고 크게 반발했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현재 공사 중단 사태를 빚고 있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정상화를 위한 사실상의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조직이다.
한편 이번 조합장 해임으로 사업재개를 위한 가능성이 열렸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시공사업단 측은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장 교체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며 ″상가 문제 등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이 해결돼야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29일 서울시에 제출한 최종협의안을 통해 더 이상의 협의는 없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상가문제를 제외한 8개 사항에 대해 합의한 것도 (시공사업단 측이) 많은 양보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갈등해결을 위해 조합과 서울시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 수용해 온 만큼 무엇보다 상가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시공사업단 측이 언급한 ‘상가 문제’는 시공사업단과 관련 없는 조합과 상가대표기구(통합상가위원회)가 상가 재건축 사업을 관리하는 건물사업관리업체(PM)인 ‘리츠인홀딩스’와 겪고 있는 분쟁이다.
지난해 7월 조합 측이 임시총회 조합 정관 변경을 통해 새로운 상가대표기구인 통합상가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의결해 상가대표기구를 교체하고, 지난해 12월에는 새로운 상가대표기구가 이전 상가상가대표기구와 맺은 계약이 무효라며 리츠인홀딩스와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올리고 조합은 이를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리츠인홀딩스 측은 조합을 상대로 부당 계약해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상태다.
조합 측은 새로운 상가대표기구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편법적인 상가지분쪼개기를 시도하고 각종 계약 변경과 취소에 개입하며 현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중단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단사업단은 조합 및 상가대표기구와 리츠홀딩스 간 분쟁이 합의에 이르고 총회 의결까지 거쳐야 공사 재개가 가능한 입장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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