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쁘다 바빠.’
시즌 초반부터 이적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이로운 수비로 실점을 막고 누상에서 활발히 움직여 상대 투수를 흔든다. 프로야구 LG 외야수 박해민(32)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해민은 “우승하기 위해 나를 영입했다고 생각한다. 걸맞은 활약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수비는 기본
2012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사자 군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4년 총액 60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6억원·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했다.
국가대표 중견수의 합류에 LG 선수단의 기대가 커졌다. 박해민의 수비는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정확한 타구 판단 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워 넓은 범위를 책임진다. 투수조장 임찬규는 “정말 기대된다. 리그 최상위 중견수 아닌가”라며 “형 쪽으로 타구가 가면 마음이 놓일 듯하다. 잠실에서 신나게 뛰어다녀줬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부담감은 없다. 박해민은 “솔직히 수비는 조금 자신 있다. 컨디션도 항상 좋은 편이다”며 “경기장에서 얼마나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투수들이 끝까지 믿어줬으면 한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광주 KIA전이 강렬했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등판했다. 1사 1루서 상대 김선빈이 외야로 비교적 짧은 타구를 날렸다. 박해민은 빠르게 달려 나와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를 선보였다. 김선빈의 안타를 깔끔히 지우며 팀 승리를 지키는 데 공헌했다.

◆도루도 예약
악명 높은 대도다.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틈틈이 다음 베이스를 훔칠 준비를 한다. 투수와 수 싸움에 능하고 스타트도 빠르다. 박해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특히 2015년 개인 최고치인 60개를 자랑했다. 지난 2일 개막전서 1개를 더해 통산 319개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도루 36개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최소 65개, 최대 70개를 기록해달라는 임찬규의 부탁을 받았다. 멋쩍게 웃었으나 이내 결의에 가득 찬 눈빛으로 바뀌었다. 박해민은 “개인적인 수치 면에서 바라는 건 없다. 오직 우승만 생각한다”며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가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외야에서 중심을 잘 잡고 베이스 위에서 부지런히 뛰겠다”고 밝혔다.
LG에선 신입생이지만 나이, 연차로는 고참급이다. 박해민은 “내 또래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이끌어줘야 한다. 책임감을 느낀다”며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잘 다독여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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