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연예

검색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프라임 세포는 감성, 무덤에 넣고 싶은 건 불안” [인터뷰②]

입력 : 2021-11-09 19:30:00 수정 : 2021-11-08 23:15:0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마이네임’부터 ‘유미의 세포들’까지 올 하반기 ‘열일’한 배우 안보현이 자신의 프라임 세포를 꼽았다. 

 

티빙 ‘유미의 세포들’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다. 극 중 안보현은 알고리즘 사고 회로로 움직이는 게임 개발자 구웅을 연기했다. 감성 화법은 부재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고백할 수 있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시즌1 최종회에서는 유미와 구웅이 안타까운 이별을 맞았고, 시즌2를 기약하며 여운 가득한 엔딩을 그렸다. 

 

자신의 첫 로코를 성공적으로 마친 안보현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유미의 세포들’ 종영 인터뷰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 안보현은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조합한 첫 드라마여서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이 한 작품이다. 처음 맡는 남자 주인공으로서 시청자분들께 어떻게 보일지 걱정도 많았다”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안보현이 아닌 구웅으로 바라봐 주셔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든 나의 대표작이 된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인터뷰 ①에 이어)

안보현에게 그의 프라임 세포(가장 강력한 세포)는 무엇인지 물었다. 또 유미가 무덤에 있던 ‘작가 세포’를 무덤에서 꺼냈듯, 안보현의 세포 무덤에서 꺼내고 싶은 세포는 무엇인지 물었다. 

 

“제 프라임 세포는 감성 세포 같아요. 외형적인 모습과 다르게, 많은 순간에 울컥하게 되거든요. 감정 이입도, 공감대 형성도 잘하는 편이에요. ‘유미의 세포들’ 13, 14회 대본이 너무 슬펐어요. 눈물이 차오르면 안 되는데, 너무 슬프게 다가왔죠. 무덤에서 꺼내고 싶은 세포 엔돌핀 세포나 시너지 세포, 그리고 무덤에 넣고 싶은 세포는 불안 세포죠. 언제 불안감이 떨칠지는 모르겠지만,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 게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 중 구웅 마음속 1순위는 언제나 ‘구웅’ 자신이었다. 이별을 앞두고 만년 2위이던 유미가 1순위에 올랐지만, 뒤늦은 깨달음이었다. 과연 안보현의 1순위는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는 “확실한 건 나 자신의 순서는 모르겠다는 거다. 1위는 절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1위는 가족 같아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돈도 명예도 가족을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나를 위해서라기보단 부모님에게, 할머니에게, 또 여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온전히 나를 위해 살아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강박도 있고 채찍질을 하는 편이죠. 지금껏 당근 한 번 안 주고 달려왔어요. 가족들은 제게 당근을 주고 싶어 하더라고요. (웃음)”

 

안보현은 올 하반기 드라마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배우 중 하나다. 넷플릭스 ‘마이네임’과 티빙 ‘유미의 세포들’로 남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로코부터 액션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배우로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마이네임’은 지난해 10월 시작해 올 초 촬영을 마쳤다. 한 달여의 준비 기간을 가지고 4월 ‘유미의 세포들’ 촬영에 들어갔다. 공개 일자가 맞물렸지만 ‘마이네임’의 필도와 ‘유미의 세포들’의 구웅은 180도 다른 캐릭터였다. 안보현은 “필도를 벗어나지 못해 힘든 것보다 구웅을 입히기 힘들었다. 원작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회차가 거듭되며 내려놓을 수 있었다”도 돌아봤다. 

 

“캐릭터가 비슷했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었을 텐데, 외형적으로도 성격도 모두 다른 캐릭터였어요. 외국에서 두 작품을 모두 시청하신 분들은 같은 인물이라는 걸 모르시더라고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같아 뿌듯함도 생겼죠. (웃음)”

 

안보현은 “드라마 속 인물들이 순록과의 사랑을 위해 거쳐 가는 발판이 아니라 각자의 자아를 보여주고 사랑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이 원작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유미와 웅이는 비록 헤어졌지만, 여운을 남기고 다시 회상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된 것 같다”면서 “아쉬움과 동시에 시원섭섭함이 있다”고 ‘유미의 세포들’에 안녕을 고했다.

 

올 한 해 쉬지 않고 달린 안보현은 벌써 차기작을 확정 짓고 촬영 준비에 한창이다. tvN 새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 출연하는 안보현은 군복 벗을 날만을 학수고대하는 군검사 도배만 역을 맡아 변신을 꾀한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군검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조심스레 입을 뗀 그는 “군법정을 다룬 첫 드라마로 알고 있다. 군검사가 성장하는 과정, 그 배경 속 강직함을 보여주는 군법정물”이라고 소개하며 “넷플릭스 ‘D.P.’ 등 군대를 다룬 작품들이 많지만,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을 거다.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되는 인물, ‘도베르만’처럼 강직하고 힘센, 또 잔인한 인물을 연기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8년 동안 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한 안보현이지만 작은 배역의 출연작부터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 속에 지켜온 배우 타이틀이다. 그는 “불안과 부담이 커졌을 뿐 초심은 그대로다. 연기가 재밌고, 배우로서 승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직업, 그리고 배움의 과정이 신기하고 재밌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FN엔터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스포츠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