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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과 19금 드라마의 대박 행진 [이슈]

입력 : 2021-09-30 13:30:15 수정 : 2021-09-30 13: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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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즉결 사살, 그리고 장기 적출까지… 지난 17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장면들이다. 물론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근거는 폭력성, 대사, 선정성 때문. 하지만 반응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이다.

 

‘오징어 게임’은 기존 국산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요소들로 즐비하다. 기존 드라마 문법에서 볼 수 없었던 잔혹성은 대표적 화두다. 총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탈락은 곧 즉결 처형이란 잔인한 규칙으로 선혈이 낭자한다. 뿐만 아니라 도전자끼리도 살해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돈과 배고픔 앞에서는 인간이 밑바닥까지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요 게임으로는 유년시절 해봤던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구슬 놀이 등이 등장하는데 이는 오히려 아이러니함과 동시에 잔혹성을 배가시킨다.

 

또한 게임 운영진들이 탈락자들을 화장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 몰래 빼돌려 장기 매매에 이용하는 모습도 자세히 묘사된다. 적나라한 잔혹성을 통해 경쟁시대의 성인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황동혁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아마 아이들 놀이로 목숨을 걸고 경쟁하는 콘셉트 자체가 강렬했던 거 같고 단순한 놀이라 그걸 하는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또한 잔인한 장면들에 대해서는 “인간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장면들이라 생각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연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청불 드라마의 인기행진은 트렌드다. 앞서 10일 종영했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부터 지난달 27일 공개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 역시 청불 등급을 받는 과감하고 자극적인 연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외국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스토리와 연출을 통해 전에 없는 드라마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의 주 소비층은 성인이다. 지상파와 다르게 오리지널 콘텐츠 및 유명 해외 콘텐츠, 영화 등을 유료로 가입한 회원들에게만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성인 입맛에 맞는 전용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당연지사. 물론 극장에도 청불 작품들을 넘쳐난다. 하지만 극장용 콘텐츠는 길어봤자 150분을 넘기지 않고 장소의 제약도 있다. 따라서 극장용 작품들은 본격적인 장편 서사를 그릴 때 시즌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기다릴 필요도 없다.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면, 1회부터 9회까지 한 번에 공개하면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연출진에도 이익이 있다. TV에서는 프로그램 간 배치를 위해 매회 일정한 런닝 타임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매회 런닝 타임도 가지각색이다. 2회는 1시간 2분이지만 8회는 32분일 정도로 눈치 보지 않고 재량껏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의 성공 공식을 보면 TV 드라마와 극장과는 토양부터 다르다. TV도 바뀌어야 한다.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보여준 시즌제 및 자유로운 연출력의 장점들은 본격적인 TV 드라마 개혁의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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