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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이슈] 어쩌면 당연한 패배… 그래서 더 대단했던 한국 여자배구

입력 : 2021-08-06 22:28:20 수정 : 2021-08-06 22: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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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2세트 종료 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브라질은 예상보다 더 거대했다. 그랬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의 투혼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패배했다. 지난 4일 터키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대표팀은 이날 아쉬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폐막일인 오는 8일 오전 9시 세르비아와 동메달을 두고 격돌한다.

 

사실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이번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8강 진출팀 가운데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에서 한국(11위)보다 아래 순위에 있는 팀은 없다. 세계최강으로 꼽히는 미국(1위)을 필두로 4강에서 격돌한 브라질(2위)은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러나 한국은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7위 도미니카 공화국을 조별리그에서 꺾었고, 8강에서는 4위 터키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5위 ROC(러시아)도 브라질에 패해 8강에서 탈락했고, 9위 이탈리아도 세르비아에 막혀 짐을 쌌다.

 

세계랭킹 자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기본적인 전력에서의 차이는 인정을 해야 한다. 브라질 역시 마찬가지였다. 터키와 비교해도 확실한 우위에 있었다. 물론 강력한 화력, 센터진의 높이, 세터의 화려한 기술 등이 한국보다 뛰어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브라질은 기본기에서 확실히 견고했다. 우선 리시브가 안정적이었다. 단순히 받아낸다는 수준이 아니다. 김사니 해설위원은 “브라질의 세터 마크리스가 세트를 할 때 보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이는 세터의 머리 위로 정확하게 리시브가 올라온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강력하고 화려한 화력은 이처럼 안정적인 리시브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블로킹에서도 나타난다. 브라질 센터진의 블로킹을 보면 손 모양이 정확하게 코트 안쪽으로 향한다. 급하게 달려가서 블로킹하더라도 이와 같은 기본적인 손 모양이나 상대 공격의 방향을 예측하는 등의 플레이가 탄탄했다.

 

이러한 작은 기본기들은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브라질의 플레이는 조직력으로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박수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개개인의 능력과 팀 전체 전력상의 차이가 상당히 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졌다. 상대 블로킹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과감하게 공격을 가했으며, 공을 향해 끝까지 따라가는 열정을 보여줬다.

 

대표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다. 한국 여자배구의 마지막 전진이 의미 있게 끝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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