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풀에서는 최고 연기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관중석에서는 경기보다 더한 집중력을 발휘해 뜨개질 삼매경이다. 2020 도쿄올림픽 다이빙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 금메달리스트 토마스 데일리(27·영국)는 뜨개질에 진심이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3일(이하 한국시간) 데일리의 뜨개질 열정을 집중 조명했다. 그를 ‘뜨개질 마스터’라고 표현하면서 “여자 3m 플랫폼 다이빙 결선에 나서는 동료를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을 찾은 데일리가 뜨개질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데일리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국제무대에 나섰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4세.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번째 도전이었던 이번 도쿄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의 다이빙 남자 싱크로 10m 플랫폼 대회 5연패를 저지한 실력파다.
그런데 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2013년 커밍아웃하면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세상에 알렸다. 이후 2017년에는 미국의 각본가이자 영화감독, TV 프로듀서인 더스틴 랜스 블랙과 결혼에도 골인했다. 2018년 대리모를 통해 아들 로버트를 얻기도 했다. 동성애를 고백한 메달리스트에게 지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도쿄에서는 다른 매력으로 관심을 샀다. 자신의 경기가 없는 날 동료를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을 찾는 날이면 한 손에 바늘, 한 손에 털실을 쥐고 온 신경을 쏟았다. 파란 영국 선수단복 차림으로 관중석에 자리해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탓에 경기장 내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린다. 올림픽 공식 SNS에도 데일리가 관중석에서 다이빙을 지켜보면서 뜨개질하는 모습이 소개될 정도다.
데일리는 “뜨개질은 멘털 관리 목적”이라고 했다. 한순간에 집중력을 쏟아내야 하는 다이빙 종목 특성상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너무 빠진 탓일까. 데일리는 털실로 메달 보관 주머니를 만들었고, 겨울용 스웨터 역시 직접 제작해 입는다. ‘톰 데일리의 사랑으로 만든’이라는 이름의 뜨개질 전용 눈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는 “어디론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메달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톰 데일리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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