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체육계에서 시작된 ‘학폭(학교 폭력)’ 폭로가 연예계로 번져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학폭 폭로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허위 사실을 폭로하는 ‘거짓 폭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통을 털어놓은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도 만연한 현실이다.
배우 조병규, 박혜수, 김동희, 다수의 아이돌 그룹의 멤버 등 하루가 다르게 학폭 의혹을 받는 연예인의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다른 이슈는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학폭’으로 초토화된 연예계다.
의혹을 받고 있는 몬스타엑스 기현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스트레이 키즈 현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정도가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 대부분의 소속사는 ‘사실 무근’, ‘법적 대응’의 입장을 내놨다. 가해자로 지목된 몇몇 연예인들은 구체적인 해명 없이 ‘법적 대응’을 방패 삼고 있다. 그럼에도 폭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는 추세다.
제보자들은 졸업 앨범, 구체적인 상황 묘사 등을 통해 글의 신뢰도를 높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여론이 조성되는 순서다. 그러나 이 과정이 피해 사실을 100% 증명하진 못한다. 익명과 온라인의 특성을 악용해 거짓 폭로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달의 소녀 츄는 한 동창이 제기한 학폭 의혹으로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츄의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게시글이 등장했다. 이에 소속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허위 사실을 우려했다. 이어 23일에는 “온라인상의 이달의 소녀와 관련한 내용은 악의적이고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그러자 최초로 폭로글을 올린 작성자는 새 글을 써 허위 사실을 폭로한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글은 과장된 내용이며 학창시절 츄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
그런가 하면 어긋난 팬심이 학폭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2차 가해도 극심하다. 배우 박혜수의 학폭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자들의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파장이 있을 줄 전혀 몰랐지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공론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나도 사람인지라 (후회하기도 한다) 잠도 못 자고 일도 못 하고 너무 힘들다. 지치지 않게 도와달라”고 글을 남겼다.
(여자)아이들 수진의 학폭을 폭로한 B씨는 국내외 팬들의 협박과 욕설 등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2차 가해자들을 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생명이다. ‘학폭’이라는 주제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자체가 큰 타격이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얼룩진 폭로전의 여파로 진정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이들의 발언권을 빼앗을 수도 있다. 진짜 피해자들에게 끼치는 고통, 억울한 누명을 쓴 연예인. 익명성에 기댄 폭로전의 양상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