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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조병규 “내게 찾아온 기적 놓치지 않을래요” (인터뷰①)

입력 : 2021-02-01 08:00:00 수정 : 2021-02-01 10: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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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그야말로 ‘경이로운’ 작품, ‘경이로운’ 배우였다. 배우 조병규가 ‘경이로운 소문’의 타이틀롤을 맡아 OCN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이하 ‘경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한 악귀 타파기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극 중 조병규는 카운터의 막내 소문을 연기했다. 어릴 적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에 상처를 입었지만, 카운터를 만나 다시 걷게 된 고등학생. 뛰어난 능력과 빠른 습득력으로 카운터의 중심이 됐다. 

 

26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조병규는 “성황리에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어 영광이다. 같이 연기한 동료 배우, 힘써준 모든 분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짤막한 종영 소감을 전했다.

 

조병규는 ‘경소문’의 시작과 끝이었다. 부모님을 여의고 다리를 다치고 사회의 약자로 성장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소문의 서사에 시청자는 분노하고 감동하고 공감했다. 소문이를 표현하며 조병규는 “어렸을 때의 아픔과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악귀를 잡고, 부모님을 만나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키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회, 소문이는 꿈에 그리던 엄마와 아빠를 만나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조병규는 “작품을 기다린 분들이 특히 소문이가 부모님을 만나는 장면을 기대할 거라 생각했다. 그 장면의 대본을 보면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 팠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위해 ‘경소문’을 달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달려온 동료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면서 더 울컥했죠.”

초월적인 힘, 히어로와 악귀, 판타지 장르까지. 다수의 장르물을 통해 익숙해진 설정이었다. 하지만 조병규가 걱정한 건 따로 있었다. 다름 아닌 소문의 성격이었다. “오히려 초인적인 힘보다 소문이의 성격이 더 판타지스럽다고 생각했다. 그 성격을 사실적으로 동화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그는 고민을 덜기 위해 소문이의 성장 배경을 생각했다. 과연 사회적 약자인 소문이가 약자를 대변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소문이를 이해하기 위해 2주간 직접 지팡이를 짚고 걸어본 그에게 한 할머니가 “어쩌다 이렇게 됐어”라는 말을 했다. 조병규는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소문이가 매번 이런 말들을 들으며 성장해왔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 말에 초연해지기까지 얼마나 걸렸을까 생각하다 보니 소문이의 아픔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속 현실적인 소문이에 대한 감을 잡아갔다. 

 

만화적인 대사도 걱정거리 중 하나였다. 한 끗 차이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대사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다. 최대한 웹툰의 분위기를 살리며 영상에 잘 어우러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한 것들이 조금은 성공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1회 2.7%의 시청률로 출발해 연일 아름다운 상승곡선을 그렸다. 12회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했고, 마지막 회 평균 11%를 기록하며 자체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OCN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말 그대로 ‘경이로운’ 시청률이었다.

 

“시청률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반색한 조병규는 “촬영 과정이 행복의 연속이었다. 시청률이 나오기 전에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으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청률을 얻었고, 조병규는 “과정이 행복하고 화목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 연기하면서 큰 기둥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카운터즈는 사회악(惡)과 맞서 싸웠다.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들의 악의를 처단했다. 부패한 공권력, 아동 학대, 학교 폭력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짜릿한 공감을 안겼다. 수많은 악귀를 마주했지만, 조병규가 분노한 건 악귀 이전에 악인이었다. 

 

“악인이 더 악한 마음을 먹으면 악귀가 되죠. 악귀를 잡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그러면서도 가장 분노한 건 강자들끼리 군림하면서도 강약을 나눈다는 거예요. 소문이를 만나면서 조금은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소문이는 약자였잖아요. 소문이가 초월적인 힘을 가지게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괴롭힘을 당한 친구들을 위해 나서는 거였어요. 처음엔 판타지라고 생각했지만, 촬영하면서 내게 세상의 때가 많이 묻었다는 걸 알았죠. 이런 사람이 존재해야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잖아요. 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는 힘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다짐을 하게 됐죠.”

 

JTBC ‘스카이 캐슬’을 시작으로 SBS ‘스토브리그’, OCN ‘경이로운 소문’까지 최근 조병규의 출연작들은 ‘대박’을 터트렸다. 그중에서도 첫 타이틀롤을 맡은 ‘경이로운 소문’의 흥행에 배우 조병규의 주가는 연일 치솟았다. 

 

사실 첫 주연작이자 타이틀롤 ‘소문’을 맡았다는 자체가 부담이었다. “배역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서 밤잠을 설치며 대본을 봤다”고 운을 뗀 조병규는 “나도 모르는 긴장과 부담이 몰려왔다. 감독님과 카운터들, 악귀들에게도 많이 의지했다. 선배님들이 부담을 덜어주셔서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쯤 되면 흥행 보증수표다. 출연했다 하면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운다. 이와 관련해 조병규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세 작품의 흥행이 오로지 내 몫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소문’을 하면서 그 생각은 더 커졌다. 대신 다음 행보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졌다”고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작품의 흥행을 떠나 좋은 작품과 동료, 제작진을 만나 더 좋은 작품을 구상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을 뿐이다. ‘경소문’은 조병규에게 ‘함께’의 의미를 되새겨준 작품이다. 

 

조병규가 출연한 작품들은 대중성과 화제성, 작품성까지 모두 잡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작품을 선택할 때 조병규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함께 하는 이들과의 앙상블이다. 그래서 카운터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조병규는 “카운터즈 덕분에 소문이가 성장할 수 있었다. 소문이를 채찍질해주시고 일으켜주시고 같이 걸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배우 조병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찾았다. 좋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 

시즌1의 흥행에 힘입어 시즌2 제작도 일찌감치 확정됐다. 촬영 일정이나 편성 시기는 조율 단계지만 주연배우 들의 시즌2 출연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조병규는 “시즌1에서 소년으로 성장했다면, 시즌2에서는 어엿한 성인 카운터가 되고 싶다. 카운터를 지키고, 영혼들을 지키는 든든한 소문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추매옥처럼 치유력이 추가됐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조병규는 “모두가 힘들지만 견뎌내야 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치유 능력으로 말 못할 아픔이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악귀를 잡는 것뿐 아니라 누군가를 치유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에서 조병규는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걱정한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작품이 잘 될수록 책임감과 부담감은 더 막중해진다고 털어놨다. ‘경소문’의 흥행으로 부담을 한결 덜어놓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걱정은 여전히 유효했다. 

 

조병규는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작품을 할 수 있는 거다. 이 일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계속 불안감을 느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지금이 여유롭냐고 물으면 절대 아니다. 앞으로도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면 공백없이 많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제가 주인공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적이 없어요. 확신이 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죠. 40대가 되고, 50대가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정도는 했어요. 그래서 지금 내게 찾아온 기적을 놓치지 않으려 해요. 매 신 소중히 대하며 허투루 연기하지 않으려 노력하죠.”

 

조병규에게 ‘경이로운 소문’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배우 생활을 하며 지치고 무너지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다시 일어나라고 응원해주는 동력이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으로 배우 조병규가 걸어갈 방향의 길잡이가 될 소중한 작품이다. 

 

조병규는 ‘후아유-학교 2015’로 데뷔해 단역부터 주연까지 무려 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물론 체력적, 정신적 소모도 있었지만, 기적적인 순간들도 존재했다. 조병규는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했을 때 충전되는 에너지도 있다. 최고의 장면을 만나도 그렇다. 그런 모든 것들이 힘이 된다”고 고백했다. 

 

쉬지 않고 달려온 덕에 주변에선 휴식을 권하기도 하지만 “아직 일하면서 얻는 회복이 더 크다. 젊기도 하다”며 웃어 보였다. 조병규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순간부터 단 한 번도 한눈팔지 않았다. 그게 나의 가장 큰 힘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소문’으로 새해 활기찬 포문을 연 조병규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열일’할 예정이다. 먼저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로 관객을 만난다. 그의 출연작 ‘독고 리와인드’로 인연을 만든 최현정 감독과의 협업으로 탄생시킨 결과물이다. 

 

조병규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를 향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투자금 3000만원에 기획부터 촬영까지 3일 만에 마친 장편 영화다. 지쳐있는 마음을 달래고자 찍은 영화인데,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영화진흥위원회의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돼 개봉까지 하게 됐다. 감개무량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조병규의 모습을 보여줄 재밌는 작품”이라며 변신을 예고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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