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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의 클래식 음악 속 인문학] 간결한 우리의 이름과 모차르트의 풀네임?

입력 : 2021-01-19 16:51:45 수정 : 2021-01-20 13: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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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풀네임을 쓰는 유형은 다양하다. 자식이 자랑스러울 때가 대표적이다. ‘OOO 박사’, ‘OOO 교수’ 등 풀네임뿐 아니라 그의 학위나 지위까지 강조해서 부른다. 드라마에서 남녀 간에 정색을 하며 부르는 경우, 이름 앞에 ‘야’가 주로 붙는다. ‘야! 고소영! 우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학생들이나 직장인들도 그러하다. 남의 부서나 경쟁 상대 또는 무시하고 싶은 상대, 전혀 가깝지 않은 상대를 부를 때도 풀네임을 쓰는 경우가 많다. 풀네임을 쓰는 경우가 자랑스러움, 존중과 경멸이 혼재 하다 보니 좋아할 것도 싫어할 것도 아니지만 누군가 나의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른다면 그 의도를 먼저 파악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주인공 ‘막시무스’가 이글거리는 복수의 눈빛 레이저를 발사하며 자신을 소개하는 순간의 장면을 회상해 보자. ‘나 막시무스 데키무스..메..메리...메..메..뭐였지?’ 이름이 너무 긴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까먹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웃긴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에 우리들의 이름이 영화 ‘글래디 에이터’ 주인공의 이름 ‘막시무스 데키무스 메리디우스(Maximus Decimis Meridius)’처럼 ‘메리디아 가문의 가장 위대한 열 번째 자식’이라는 장황한 설명을 해야 한다면 어땠을까? 

 

자기를 설명할 때마다 ‘나 전주 이씨 가문의 세종대왕 OO대손 OOO파 OOO’ 하면, ‘아 예 그러시군요. 저는 김해 김씨의 OO대손 누구의 뭐 뭐를 지내셨고...’ 하며 통성명하는 것에 숨넘어가는 시간 소비를 해야만 했을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풀네임이 길다 보니 애칭이나 끝 자 첫 자로 서로의 이름을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족만화의 주인공 ‘심슨’의 풀네임은 ‘호머 제이 심슨(Homer Jay Simpson)’이다. 심슨은 부인인 마지 심슨을 부를 때 애칭인 호미(Homie)라고 짧게 두 자로 부른다.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랑 ‘모차르트’의 이름도 그러했다. 살아생전에 그의 이름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라고 쓰지 않았다. 모차르트가 생전에 사용한 실제 이름은 Wolfgang Gottlieb Mozart였고, 태어나서 세례를 받은 오리지널 풀네임은 사실 ‘삼천갑자 동방삭’을 연상시킬 만큼이나 길다. 요하네스 크리소스토무스 볼프강구스 테오필루스 모차르트(Johannes Chrysostomus Wolfgangus Theophilus Mozart)로 25자나 되는 풀네임이다. 

 

지금의 이름은 그가 사망한 직후 그의 미망인 콘스탄체에 의해서 쓰여지게 됐다. 모차르트 서거 후 1798년, 출판사에서 모차르트 미망인 콘스탄체의 도움을 받아 모차르트 전 작품을 악보로 출판했는데, 이때 모든 작품이 Wolfgang Amadeus Mozart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것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숨을 거두자 콘스탄체가 오열을 하며 부른 애칭은 단 두자였다. ‘볼피~’

 

상대를 부를 이름이 단 두, 세 글자인 것은 축복이 아닐까. 짧은 이름 덕에 기억하기도 쉽고 메시지의 전달이 간결해질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 한글은 어떠한가. 하늘(天)·땅(地)·사람(人)을 의미하는 세 개의 기본 모음에 조음기관을 본뜬 나머지 자음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자판의 수를 줄일 수 있어서 디지털 기반의 모바일 시대에 더욱 빛나는 언어와 문자로 찬사를 받고 있다. 조상님들의 지혜가 글로벌 시대, 디지털 시대에 더욱 빛나고 있다.

 

문화해설위원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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